허튼 꿈
달려갈 때에는 가볍게 씨앗으로 날아올랐다
아주 멀었지만 모든 것을 내어주는 대지의 가슴은
깊이 꿈을 꾸기에는 한 겨울에도 따뜻했었다
그 마을로 바람이 데려다 주었을 때
잠시 꿈을 꾸고 있는 것을 알지 못했다
늘 뉘우침으로 뒤돌아보는 생처럼
깨어날 때에는 얼만큼의 아픔이 필요한 것일까
밤길을 도와 다시 먼 길을 떠나려고 할 때
새어나오는 불빛은 칼날에 배인 눈물의 빛깔일까
매정하게 뿌리를 들어 올리는 힘은
하나도 남김없이 자신을 내어준 땅의 금언일 것이다
따뜻하고 깊은 가슴 속에서 꿈을 꾸던 뿌리로 걸어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가라 한다
순식간에 키가 자란 나무
부영을 떠날 때 뿌리가 힘없이 부서져 내렸다
봄은 저만큼 오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