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07. 3. 10. 02:30

 

 

그가 문을 닫고 떠날 때마다 나의 생애는 오래 흔들거렸다

위태롭게 걸려 있던 별들이 우수수 떨어지기도 했고

정전의 암흑이 발자국들을 엉키게도 했다

세차게 닫히는 쿵하는 소리가 눈물을 한웅큼씩 여물게 만들기도 하는 것이

두렵고도 즐거운 일이기도 하였다

우리는 역방향으로 빠르게 사라졌지만

문은 늘 우리에게 약속의 열쇠 같은 것 이었다

안에서는 잠겨지지 않는 그 문은 오직 그가 열고 닫을 수 있었던 것

 문이 열릴 때 잠깐씩 햇살이 비치고 바람이 들어오고

그 햇살과 바람으로 나는 사막을 키웠다

문이 닫힐 때마다 참을 수 없는 두통이 역겨웠지만

나는 그가 왜 그렇게 문을 세게 닫는 지

그를 만나기 전부터 알고 있다

내가 키우고 있는 사막이 더 커지지 않도록

햇살과 바람이 틈입할 수 없도록 환영만을 남겨두는 것

언젠가 그는 나에게 길을 낼 것이다

거룩한 순례자의 발자국을 화인처럼 내 가슴에 새길 것이다

오늘도 그는 세게 문을 닫고 떠났다

지상에서 살다 간 사람들은 별이 되었다는데

 하늘엔 장막 같은 구름이 잔뜩 끼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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