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발의 꿈
갑자기 머리가 하얗게 세어버리는 꿈을 꾼
그 젊은 날은 얼마나 서러웠는지
지금은 어느새 백발이 되어가는 내가
서러웠던 그 젊은 날을 꿈꾸고 있는 중
얼마나 하늘에 가까이 닿아야
만년설을 머리에 인 설산이 될 수 있을까
불화살 같은 햇빛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아무런 말씀도 쓰여지지 않은
백지의 책갈피를 차곡차곡 쌓아올릴 수 있을까
덧없는 꿈이지만
백발의 꿈이 차갑게 서러운 것이지만
멀리서 바라보는 누군가의
설산이 되는 꿈을 잊어버리고 싶지 않다
눈발 더욱 거세지는 내 삶의 산정에
깃발 대신 씨앗과도 같은
사랑의 발자국을 깊게 심어주는
그 사람이 오기 전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