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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 한용운이 만든 문예지 ‘유심’ 재창간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3. 9. 1. 14:10

만해 한용운이 만든 문예지 ‘유심’ 재창간

1918년 9월에 창간돼 3호로 끝나 2001년 복간됐다 14년 만에 종간
시 전문 계간지로 내달 첫 호 발행

 

입력 2023.08.31. 03:00
 
 
 

만해 한용운(1879~1944) 선생이 1918년 창간한 잡지 ‘유심’이 시 전문 계간지로 다시 태어난다. 설악·만해사상실천선양회(선양회)는 29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유심’은 만해의 민족 의식과 자유 평등 사상을 계승하고 설악 무산(1932~2018) 스님의 상생 화합 정신을 바탕으로 각박한 개인의 삶과 혼돈의 사회 현실 속에서 참다운 삶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인간 정신 회복에 앞장서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시 전문 계간지 '유심'의 발행인 권영민(왼쪽) 서울대 명예교수와 편집주간 신달자 시인. /유심

 

계간지 ‘유심’은 9월 1일 발행된다. 이날은 만해 선생이 105년 전 종로구에서 민족 계몽을 표방하며 홀로 ‘유심’을 창간한 날. ‘유심’은 창간된 해 12월 3호로 종간됐다가, 2001년 무산 스님에 의해 복간된 바 있다. 이후 2015년 92권으로 끝났던 ‘유심’이 다시 부활하는 것이다. 발행인을 맡은 권영민 서울대 명예교수는 “각박하고 피폐해진 세상에서 인간성을 회복하려면 깊은 문학 정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여 재창간을 계획했다”라고 했다.

 

재창간된 ‘유심’의 목표는 전통을 계승하며 젊은 독자를 끌어들이는 것. 1호에는 초대 시인인 문태준의 신작 시와 에세이, 구중서·유자효·이종문 등 5명의 시조를 실었다. 박세미·박소란 등 젊은 시인부터 이근배·정호승·황동규 등 원로 시인까지 총 15명의 신작 시를 실었다. 신달자 편집주간은 “호우, 폭염, 살인처럼 지난여름 우리는 ‘극한’이라는 말에 짓눌려 살았다. 그 시간에 더욱 중요해진 상생의 가치를 생각하며 ‘유심’을 만들었다”라고 했다.

 

선양회는 재창간호 3000부를 전국 공공 도서관 약 1700곳에 무상으로 배포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무산 스님의 정신을 기리는 ‘무산상’을 제정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조선일보 이영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