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 오는 소리 김동일 나지막 속삭이듯아버지 마당 쓰는 싸리비질 소리 샘물 긷는 어머니물독을 채우는 소리 듬성듬성교회당 종소리산 등성이 넘어오고 아버지 어머니맞절구질보리방아 찧는다 우리는 쉽사리 옛것을 버리고 잊어버린다. 전 인구의 7할 이상이 아파트에 사는 나라에서 마당도, 우물도, 방아도 쓸모 없는 것이 디어 버렸다. 아침 저녁이면 울리던 교회 종소리도 민원에 밀려 자취를 감췄다.이 시는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나버린 농촌의 풍경을 되새김질 하게 한다. 쓸 것도 없는데 아버지는 마다을 쓸고 어머니는 우물가로 물 길러 나간다. 읍내는 멀어도 교회 종소리는 맑고, 한 끼를 넘어가기 위해 아버지 어머니는 디딜방아로 향한다.이 모든 일들이 닭아 울기 전 새벽이 부지런함을 일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