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서 행복하게 살기나호열 (시인) 아파트가 산업화시대의 완결된 상징으로 받아들여진 것은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좁은 국토와 많은 인구를 가진 우리나라의 형편에서 편리성을 갖춘 아파트는 도시적 삶의 향유뿐만 아니라 부의 축적수단으로 인식된 나머지 대도시를 벗어나 농어촌 산간벽지까지 우후죽순 숲을 이루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 인구의 65% 그러니까 1000만 가구 이상이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음을 볼 때 공통주택에서의 삶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어버린 셈이다. 그러나 회색의 콘크리트 벽과 얇은 철근으로 엮은 천장을 잇댄 아파트는 공동체적 삶의 즐거움 대신 불화와 단절의 고통을 슬그머니 던져주고 있다. 옆집, 아랫집, 윗집에 어떤 사람이 사는 지 알 필요도 없고, 궁금하지도 않은 까닭에 엘리베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