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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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봄날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5. 4. 8. 13:54

봄날

 

여보세요

생명의 전화입니다

죽고 싶어서 전화했어요

봄이 왔는데 왜 꽃이 피지 않을까요

그건 죽을 이유가 안되죠

요금체납으로 아무데도 걸수가 없어요

죽고 싶다면서 어떻게 전화하셨어요

아무리 걸어도 집에 갈 수가 없어요

오늘 30킬로를 걸었는데 생전에 집에 닿을수 없다는 생각에 너무 힘들어요

집이 어디신데요

제 집이요? 달이요 아직도 오십만 킬로가 남았잖아요

지구 밖으로 나갈 수도 없구요

아 잠깐만요 전화 끊지 마시고요 농담하시는거죠?

 

수화기 너머로 벚꽃이 진다

 

 

계간 불교문예 2025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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