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여보세요
생명의 전화입니다
죽고 싶어서 전화했어요
봄이 왔는데 왜 꽃이 피지 않을까요
그건 죽을 이유가 안되죠
요금체납으로 아무데도 걸수가 없어요
죽고 싶다면서 어떻게 전화하셨어요
아무리 걸어도 집에 갈 수가 없어요
오늘 30킬로를 걸었는데 생전에 집에 닿을수 없다는 생각에 너무 힘들어요
집이 어디신데요
제 집이요? 달이요 아직도 오십만 킬로가 남았잖아요
지구 밖으로 나갈 수도 없구요
아 잠깐만요 전화 끊지 마시고요 농담하시는거죠?
수화기 너머로 벚꽃이 진다
계간 불교문예 2025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