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설
제가 무슨 죄를 지었습니까
길고 두꺼운 혀로
풀이나 뜯어먹고 살았는데
우리끼리만 하는 말은
심장을 두드려야 나오는 외마디 소리
곡해도 오해도 없습니다
칼집을 내서 드시는군요
얇게 슬라이스를 해서 숯불로 구우시는군요
맛있다는 그 말씀은
거짓말을 휘두르지 않은 제 혀가
착하단 말씀이지요?
어리석은 말
비와 눈
그저 소의 헛소리
또 무엇으로 애매해지실런지요
*불교문예 2025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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