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시인 첫걸음 - 2 강
■ 현대시가 난해해지는 것은 부조리한 현상의 추상화抽象化에 있다.
■ 현상(사물)에 대한 단순한 묘사가 아니라 그 현상에 함축된 삶의 의미를 통찰하 는 것이 좋은 시를 쓰는 지름길이다.
■ 오늘의 시
우리가 돌담 아니던가요? 곽성숙 친구 집 들어가는 돌담을 걷다가 바람을 솎아주고 가는 길을 내어준다는 제주의 돌담은, 바람의 길이라는 말이 생각났어요 제주 구럼비 마을에서 들은 파풍이라는 말도 떠올랐어요 破風, 놀라운 말이 아니던가요? 바람을 깨기 위해서 필요한 제주 돌들의 구멍, 그런 바람의 길을 가슴에 몇 개 씩은 품고 살아가는 우리들이 아니던가요? 하나는 나를 위해, 하나는 당신을 위해, 하나는 못 견딜 이 삶을 위해, 들어오는 문은 다 다른데 안에서는 드글거림이 같은 이들에게 들락대는 길을 두지 않고는 결코 견딜 수 없어 구멍 몇 개 뚫어놓고 살아가는 우리가 아니던가요? 구멍 숭 뚫린 문을 두어, 너를 받아들이기도 내보내기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이 풍진 세상에서 진정 너를 사랑하는 돌담 같은 나 아니던가요? |
【곽성숙/ 프로필】
(사)색동회 광주전남지부 이사,
색동극단 인형극 연출
2014년 시 전문지 『애지』 등단,
제1회 무등산 공모시 대상 수상
제3회 5.18 정신계승 전국 글쓰기대회 금상
●시집 『날마다 결혼하는 여자』(2016,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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