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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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한 걸음 더디게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3. 9. 7. 14:34

한 걸음 더디게
      

늘 그랬다
꽃이 피었다는 소식을 듣고도
한 걸음 더디게 꽃 진 자리에 당도하여
섬광이 사라진 가지를 잡아보거나
그리하여 다음 해의 부질없는 약속을 중얼거렸다

바람이 목덜미를 간질일 
저 바람도
이곳에 닿기 전까지
시간의 육탈을 견디며 달려온 누구였음을
안타까운 포옹으로
허공에 그려보는 것이었다

 
계간 시와 산문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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