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편지] ‘장미의 계절’… 우리 함께 《부천상동도서관 나무강좌》에서 만나요
★ 1,181번째 《나무편지》 ★
어쩌는 수 없이 ‘장미의 계절’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곳곳에 장미꽃 만발한 오월 말입니다. 어디라도 장미 꽃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장미는 참 많은 사람들의 큰 사랑을 받는 ‘꽃 중의 꽃’이 맞습니다. 심지어 셰익스피어도 “내가 아는 꽃 중에 가장 아름다운 꽃”이라는 이야기를 남겼을 정도이니까요. 종류도 참 많습니다. 아마도 단일 식물 종 가운데에 가장 많은 품종이 선발된 나무가 장미일 겁니다. 이 땅에 선보였던 장미의 품종은 무려 2만5천 종류가 넘고, 그 가운데 지금까지 우리 곁에서 여전히 피고지는 장미 꽃도 7천 종류가 넘는다고 합니다. 사람의 힘이 대단한 건지, 장미가 대단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뜨거운 여름을 앞두고 《나무강좌》 소식부터 전해드립니다. 2017년 3월부터 다달이 거르지 않고 이어온 《부천시립 상동도서관 나무강좌》입니다. 팬데믹 사태 동안 ‘비대면 강좌’로 바꾸어 이어온 강좌인데요. 그 사이에 부천시 외 지역 분들의 성원이 적지않아(오늘 기준으로 비대면 강좌 참가 인원은 900명이 넘은 상황입니다) 2023년에도 비대면 형식의 강좌를 이어가는 중입니다. 그런데 팬데믹 사태 완화와 함께 이 강좌도 대면 방식으로 전환해야 하겠지요. 그래서 우선 올에는 1월부터 5월까지는 비대면으로 이어왔고요. 상반기 강좌를 마무리하는 다음 달 강좌만은 대면 방식으로 진행하게 됐습니다.
《부천시립 상동도서관 나무강좌》의 6월 대면 강좌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6월의 둘째 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두 시간 동안 《부천시립 상동도서관》 시청각실에서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 강좌는 여느 대면강좌와 마찬가지로 사전에 참석자를 신청받아 진행합니다. 참가 신청은 내일, 5월23일부터 시작합니다. 아래의 링크를 이용하시거나 위 사진의 QR코드로 검색하시면 《부천시립 상동도서관》의 참가신청 페이지로 들어가실 수 있습니다. 비대면 강좌에서 보내주신 성원에 못지않게 많은 분들이 참석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https://bit.ly/3BLEojg <== 《부천시립 상동도서관 나무강좌》 참가 신청 페이지
때이르게 이어지던 무더운 날씨가 주말에는 조금 주춤하는 듯합니다만 어느 틈엔가 우리 곁에 여름이 찾아와 자리잡았습니다. 복수초 노루귀에서 시작하는 봄꽃들을 차례차례 맞이하려면 그렇지않아도 시간이 늘 모자랐는데 올 봄에는 꽃 피는 순서가 망가져 대관절 지난 봄은 어떻게 우리 곁을 스쳐지났는지 돌아볼 틈이 없었습니다. 오늘 《나무편지》의 장미 꽃에 이어 보여드린 산사나무 꽃도 이미 떨어졌고, 학교 쉼터의 등 꽃도 모두 떨어졌습니다. 하나 둘 돌아볼 틈도 없이 그저 사진으로 남은 꽃들 바라보며 다가온 여름 보낼 걱정을 떠올려야 하는 즈음입니다.
학교에 강의가 있는 날이면 홀로 쉬는 자리로 저절로 찾는 곳이 마로니에 그늘입니다. 우리말 이름이 칠엽수이고, ‘칠엽수’라고 정확히 써야 하는 게 맞는 일임을 모르지 않습니다만, 학교의 칠엽수는 괜히 ‘마로니에’라고 부르고 싶어집니다. 정확하게는 ‘가시칠엽수’이기도 합니다. 햇살을 피해 고깔 모양으로 환하게 피어난 마로니에 꽃차례 그늘에 들어서려면 절로 미소가 띠어지곤 했는데, 지난 주 강의가 있던 날에는 이미 마로니에 모든 꽃이 죄다 떨어지고 조금은 칙칙한 빛깔이 되고 말았니다. 마로니에 꽃차례 대신 그 곁에 서 있는 산딸나무가 지나칠 정도로 많은 꽃을 하얗게 피웠습니다. 아마도 산딸나무 꽃과 마로니에 꽃도 올에는 순서가 좀 어긋났지 싶습니다.
구름 들어오면서 낮 기온이 조금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장미의 계절’이고 곧 여름입니다. 꽃들의 순서가 적잖이 달라졌다 해도 우리 살림살이의 순서만큼은 올바로 지켜나갈 수 있도록 스스로를 더 세심하게 돌아보며 이 여름 맞이해야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2023년 5월 22일 아침에
1,181번째 《나무편지》 올립니다.
- 고규홍 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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