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장례식*
부고를 보냈다
살아 있는 노옹이 자신의 죽음을 알렸다
숨이 끊어지고 난 후에 그리워하면 뭐 하나
살아 있어도 사람 구실 못하면 죽은 것이지
저 세상 가기 전에 얼굴 한번 보자고
미운 마음 서러운 마음
눈 녹이는 웃음으로 날려 보내자고
누구나 시한부 인생
어느 노옹이 그렇게 장례식을 치렀다
부끄러움은 인생을 썩게 하지 않은 방부제**
함께 부끄러움을 나눴다
* 어느 팔순 넘은 노인이 생전 장례식을 치렀다는 신문기사가 나왔다. 살아서 치르는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장례식 얼마나 멋진 일인가!
** 어느 신문의 오늘의 내 운세 : 부끄러움은 인생의 방부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