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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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 덩굴은 무엇을 향하는가1989

어떤 하루 1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1. 11. 8. 23:04

어떤 하루 1

 

한낮은 고단하였다

가도가도 너른 풀밭은 보이지 않았고

멍에는 무거웠다

끝내 풀 수 없었던 밧줄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얽혀져 있었다

쇠방울을 울리며

외양간으로 돌아오는 발굽 아래로

저녁은 부끄러웠다

 

진통제가 풀리는 밤이 깊어갈수록

피로가 섞인 꿈은

더욱 병들어 갔다

나는 무엇인가

무엇인가 알기 위하여

더 많은 꿈들이 필요하였고

더 많은 현실이 차용되었다

 

마지막에 꾼 꿈은

푸른 하늘 비스듬히 내려 앉은 언덕에

더욱 비스듬히 앉은 나의 모습

누군가 그 풍경을 액자에 담아 갔는데

아직도 그 사람은

돌아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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