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하루 1
한낮은 고단하였다
가도가도 너른 풀밭은 보이지 않았고
멍에는 무거웠다
끝내 풀 수 없었던 밧줄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얽혀져 있었다
쇠방울을 울리며
외양간으로 돌아오는 발굽 아래로
저녁은 부끄러웠다
진통제가 풀리는 밤이 깊어갈수록
피로가 섞인 꿈은
더욱 병들어 갔다
나는 무엇인가
무엇인가 알기 위하여
더 많은 꿈들이 필요하였고
더 많은 현실이 차용되었다
마지막에 꾼 꿈은
푸른 하늘 비스듬히 내려 앉은 언덕에
더욱 비스듬히 앉은 나의 모습
누군가 그 풍경을 액자에 담아 갔는데
아직도 그 사람은
돌아오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