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하루 2
그들은 돌아왔다
한자리에 모여 비밀결사처럼
술잔을 나누기 위해
놀라운 변신술로 서로를 알아보며
이스트에 부풀려진 대화를 나눈다
아무도 모르게 거울에 비춰지는
이상한 동작들
저고리에서 비수 대신
자들을 꺼내어
말없는, 평화의 피를 흘린다
모여지지 않는 합창은
비명처럼 흩어지고
깊어가는 겨울에 제 맛을 내는
소나무여
너는 어디에서 키를 세우고 있느냐
분해의 역순으로짚어낼 수 없는
시간의 저만큼에서
그러나 실패한 사람들은 아무도
오지 않았다
죽어 있으면서 살아가는 사람들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하고
길을 잃은 사람들
바람만이 그들의 이름을 길게 호명하며
용이 되어 날아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