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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가장슬픈노래

알맞은 거리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1. 2. 15. 02:02

알맞은 거리

 

너는 거기에
나는 이 자리에

당신 곁에 머물면
화상(火傷)을 입고
당신 곁을 떠나면
동상(凍傷)에 걸린다*

 

그래서 길이 태어나고
너른 들판이 뛰어오지
눈빛으로 팔을 건네는
아득하지 않은
아늑한 거리

 

그 여백은
아쉬움이 아니라
그리움으로 번지는
점자로 읽는 바람

 

채찍이 춤추는
알맞은 거리

 

*이세룡의 시, 「아나벨리」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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