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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만 있더냐, 四色에 빠진 순천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6. 1. 18. 21:27

[한려수도 벨트가 뜬다] 순천만만 있더냐, 四色에 빠진 순천

입력 : 2016.01.18 03:00

[2] 생태관광·전남 동부권 문화 중심지로 우뚝 선 순천

국내 흑두루미 80% 순천만 월동
작년 520만명 방문, 경제효과 1兆… 여수·광양 잇는 교육·소비 구심점

도서관 62곳, 1인당 장서 3.5권
짱뚱어탕·꼬막 비빔밥도 일품

긴 다리로 물을 박차고 오른 수백 마리의 철새가 우아한 날갯짓으로 창공을 향해 치솟는다. 그 아래로 황금빛 갈대밭이 끝도 없이 펼쳐진다. '꾸르륵 꾸르륵···.' 철새들이 내는 울음소리가 합창인 것처럼 들려온다. 해마다 겨울철이면 어김없이 순천만을 찾아오는 흑두루미가 연출하는 장관이다. 흑두루미는 1m 가까운 큰 키에 흰 목과 머리, 검은 몸통을 하고 있다. 겨울에 한반도 남쪽으로 날아오는 흑두루미의 80%는 순천만 습지에서 월동을 한다. 흑두루미는 다른 70여 종의 철새와 함께 순천만의 겨울 관광객을 사로잡는 진객(珍客)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생태관광 도시

순천만(順天灣)을 품은 전남 순천은 국내 대표적인 생태관광 도시로 꼽힌다. 순천만은 한려수도(閑麗水道)의 관문인 여수반도와 고흥반도 사이에 깊숙이 들어간 하구(대대포구)에 형성된 연안습지를 일컫는다. 연안에서 바다 쪽으로 나가면 벌교와 고흥, 여수와 만나는 여자만(汝自灣)이 이어진다.

 
생태관광도시인 전남 순천시엔 요즘 하루 1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온다. 사계절 내내 풍부한 볼거리가 자랑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선암사 운수암 담길에 핀 희고 붉은 매화꽃은 봄철 관광객을 유혹한다. 여름엔‘대한민국 1호 국가 정원’순천만정원이 푸른 물과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갈대밭과 곡선형 수로의 아름다움은 가을에 절정을 이룬다. 낙안읍성에 옹기종기 모인 초가집들은 한겨울 눈에 덮여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김영근·유창우 기자, 순천시 제공
순천만 탐방객은 해마다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된 2003년 10만명 정도였던 탐방객은 2008년 262만명을 기록했고, 지난해 520만명으로 증가했다. 12년 만에 무려 52배로 늘어났다. 순천만에서 상류로 4.5㎞ 떨어진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부지(111만㎡)는 지난해 9월 '대한민국 1호 국가 정원'으로 지정됐다. 이곳엔 57개 정원과 국제습지센터 등이 자리를 잡고 있다.

◇"순천만 국가 정원 자산가치 1조원 넘어"

순천시 기본 현황
순천만은 순천 지역 경제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전남대 산학협력단에 따르면, 지난해 순천만 관광객은 1인당 하루 평균 17만원을 지출했다. 520여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한 것을 고려하면 직접 경제 유발 효과만 9000억원에 이른다. 순천시 이기정 순천만보전과장은 "순천만 국가정원만 해도 총자산가치가 1조원을 넘는다"고 했다.

순천은 전남 동부권의 행정·문화 중심도시이다. 순천 주변에는 1970년대에 여천산업단지(여수산단)가 만들어졌고, 1987년에는 광양제철소가 완공됐다. 1998년에는 광양컨테이너부두도 개항했다. 순천 자체는 뚜렷한 주도산업을 갖고 있지 않다. 하지만 주변 지역을 잇는 지리적 이점과 접근성 덕분에 행정·교육·유통·소비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전남 동부권에 있는 여수·순천·광양 등 3개 도시 중 백화점과 대형 패밀리레스토랑 등이 있는 곳은 순천뿐이다. 여수산단과 광양제철소 등지로 출퇴근하는 인력을 포함한 실거주 인구는 이미 30만명을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이정록 전남대(지리학과) 교수는 "순천만 생태관광과 주변 지역 소비 구심점이라는 지리적 이점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구 30만명 도시에 도서관 62곳

순천은 전국적으로 '도서관 도시'로도 유명하다. 대형 도서관 7곳을 포함해 크고 작은 도서관이 62곳이 시 곳곳에 산재해 있다. 시민 1인당 장서 수는 3.5권으로 전국 평균 (1.64권)에 비해 월등히 높다. 조충훈 순천시장은 "걸어서 5분 거리마다 도서관 한 곳씩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순천만 외에도 조선시대 성(城)과 객사, 민가, 임경업 장군비 등이 잘 보존돼 있는 낙안읍성과 국내 최고의 승보사찰로 꼽히는 송광사 등이 순천에 자리를 잡고 있다. 조계산 도립공원, 천년고찰 선암사 등의 문화재도 볼거리이다. 순천의 별미는 짱뚱어탕과 삶은 꼬막 요리이다. 순천만 주변 식당에서 짱뚱어탕은 1만원, 꼬막 비빔밥은 8000~1만원 정도에 판매한다. 서울 용산역에서 순천역까지 KTX로 2시간 20분이면 닿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