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촉도 2015

어느 유목민의 시계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5. 11. 1. 15:32

어느 유목민의 시계

 

하늘이 어둠의 이불을 걷어내면 아침이고

멍에가 없는 소와 야크가 마른 기침을 토해내면

겨울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

식솔만큼의 밥그릇과  천막 한 채를 거둬들이면

그 때가 저녁이다

 

 

인생을 모르는 사람들은 유목민이라 부르지만

그들은 멀리 떠나 본 적이 없다

소와 야크의 양식인  풀이 있는 곳 그곳이 그들의 집이고 무덤일 뿐

 

그들에게 그리움이란 단어는 없다

언제 다시 만날까 그들에게 묻지 마라

앞서 떠난 가족들 설산 위에 별로 빛날 때까지

바람의 숨소리를 듣고

해의 기울기에 온몸을 맡기는

그들에게 시계는 물음표를 닯은 커다란 귀와

하늘에 가닿은 눈이다

'촉도 2015'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밤바다  (0) 2015.11.12
지나가네  (0) 2015.11.06
태장리 느티나무의 겨울  (0) 2015.10.27
거울을 깨다  (0) 2015.10.19
구석기 舊石器의 사내  (0) 2015.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