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장리 느티나무의 겨울
부석사 가는 길에 서 있다
저, 외톨이 나무
이름 부르면 금방이라도 뛰쳐나갈 듯 하였으나
가닿지 못할 곳을 꿈꾸는 자에게만 흐름을 허락하는
길의 어깨 너머로
온 몸을 휘덮는 초겨울 어둠을 손사래 치니
비로소 주어만 남은 생이 남았다
어두워서 춥고
추워서 더욱 어두운 마을 밖에서
칼바람을 남루로 얻어 쓰고
저, 외톨이 나무의 꿈은
꺾어져 돌아가는 길 끝까지 걸어가 보는 것
그러나 엄마가 짜준 털옷을 입고도 오돌거리는
버림 받은 새끼 고양이 수 만 마리를 가슴에 품었는지
몸만 가끔씩 틀어 움직일 뿐
천수관음千手觀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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