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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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저수지엔물길이 없디2001

달팽이의 꿈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2. 12. 15. 17:09

달팽이의 꿈 / 나호열

 

 

오늘도 느릿느릿 걸었다

느릿느릿 뛰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느릿느릿 걸었다

성급하게 인생을 내걸었던 사랑은

온몸을 부벼댈 수 밖에 없었던

세월 앞에 무릎을 꺾었고

나에게는 어차피

도달해야할 집이 없다

나는 요가수행자

잔뜩 몸을 웅크리고 잠을 구겨 넣는다

언제나 노숙인 채로

나는 꿈꾼다

내 집이 이인용 슬리핑백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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