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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정사 2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2. 8. 23. 00:08

경상북도 안동군 서후면 태장리 천등산(天燈山) 기슭에 있는 사찰이다. 봉정사는 영화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의 무대가 되었다는 것과 1999년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다녀간 것으로 더 널리 알려졌다.

대한 불교 조계종 제 16교구 본사인 고운사(孤雲寺)의 말사로 최초 창건은 682년(신문왕 2년)때 의상대사의 창건이라는 기록과 672년(문무왕 12년)때 능인대덕의 창건이라는 두 기록이 있다.

전설에 의하면 부석사를 창건한 의상이 도력으로 종이로 봉(鳳)을 만들어 날렸는데, 이 봉이 앉은 곳에 절을 짓고 봉정사라 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창건 후 의상은 이 절에다 화엄강당(華嚴講堂)을 짓고 신림(神琳) 등의 제자들에게 전법(傳法)하였다 한다.

또 일설에는 의상이 화엄기도를 드리기 위해서 이 산에 오르니 선녀가 나타나 횃불을 밝혔고 청마(靑馬)가 앞길을 인도하여 지금의 대웅전 자리에 앉았기 때문에 산 이름을 천등산이라 하고 청마가 앉은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 절 이름을 봉정사라 하였다고도 전한다. 그러나 극락전의 상량문 기록에 따르면 봉정사는 의상의 제자인 능인이 창건하였다고 하는데 아마도 신이한 이야기에 의상의 명성을 덧붙인 것인지도 모른다. 창건 이후의 뚜렷한 역사는 전하지 않으나, 참선도량(參禪道場)으로 이름을 떨쳤을 때에는 부속암자가 9개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전쟁때 북한군이 주둔하면서 사찰에 있던 경전과 사지(寺誌) 등을 모두 불태워 역사를 자세히 알 수 없다. 다만 해체․수리 과정에서 이 절의 극락전이 14세기 중엽에 중수된 건물로 새로이 알려지면서 그 전까지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로 알려졌던 부석사 무량수전 보다 더 역사가 길다는 것이 밝혀졌다.

고려 중엽의 건물인 극락전, 조선 초기건물인 대웅전, 그리고 조선 후기 건물인 고금당과 화엄강당이 갖추어져 있어 이 절은 우리나라 목조건축의 계보를 고스란히 간직해 내려온 건축박물관 같은 특성마저 지니고 있다.

 

 

                                                                                 <봉정사 대웅전 후불벽화 「미륵하생도(微勒下生圖)」>

1428년(세종10) 제작. 현존 최고(最古) 후불벽화.

가로 387.5cm×세로 380cm

<봉정사 전경>

 

 

또 다른 봉정사의 특성은 건물들의 배치형식을 들 수 있다. 봉정사는 부석사의 종심형 가람배치와는 다른 병렬형 배치로 구성되어있다. 덕택에 부석사가 진행할수록 한 거풀씩 벗겨지며 점점 핵심에 도달하는 방식이라면 봉정사는 한번에 전체가 보이다 가려지고 점점 드러나는 방식이 되었다.

 

덕휘루를 통해 대웅전 마당으로 들어서는 진입 축을 주축으로 설정하고 나란한 또 하나의 축을 설정하여 극락전 영역의 축으로 삼았다. 이는 초창기 때 극락전 영역만을 조성하였다가 후대에 대웅전영역을 추가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되며, 보통의 절들과는 달리 두 분의 주불(석가모니와 아미타여래)을 같은 위계로 모시고자 하는데 계획의 주안점을 둔 까닭이다.

결국 교리적 원칙과 땅의 모양이 동시에 고려된 결과를 불러왔다. 자세히 살펴본다면 새로운 영역을 부가하는 방법은 아키타 신앙 계통의 사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특히 서쪽에 극락전 일곽을, 동쪽에 대웅전 일곽을 배치하는 것은 ‘동 석가, 서 아미타’의 교리에 충실한 표현으로 볼수 있는 것이다. 대웅전 영역은 수평적 건물의 구성들로 인해 수평감과 정면성이 두드러지고, 극락전 영역은 대웅전과 화엄강당의 사이공간을 통해 암시되는 측면진입을 살리며 뒤 쪽 삼성각 쪽으로 확장되는 공간감이 더 강조되었다. 두 영역을 이어주고 있는 하단의 통로는 낮은 담장과 석축으로 인해 폐쇄된 공간감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봉정사의 창건주가 화엄십찰을 조영한 사람이고 그 화엄종의 주불인 비로자나불의 불전인 대적광전이 없다는 것은 풀리지 않는 의문으로 남는다.

 

극락전을 비롯하여 대웅전, 화엄강당은 물론이거니와 보물 제 449호인 고금당 등의 지정문화재와 무량해회․만세루․우화루․요사채 등 21동의 건물이 있다. 이 밖에도 고려시대에 건립된 것으로서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 182호로 지정된 총 높이 3.35m의 삼층 석탑이 있고, 경판고에는 대장경 판목이 보관되어 있다.

주차장에서 올라가다보면 봉정사 일주문 못미처 왼쪽 계곡에 작은 바위가 이루는 폭포가 있어 잠시 눈을 즐겁게 하는데, 그 건너편에 정자가 한 채 있다. 이 정자는 퇴계 이황이 봉정사에 묵으면서 공부할 때 자주 나가 쉬었던 곳으로 본래 낙수대(落水臺)라는 이름이었는데 그곳에서 듣는 물소리가 옥을 굴리는 듯하다고 하여 명옥대로 고쳐 불렀다고 한다.

 

 

<봉정사 대웅전(보물 제55호)>

 

2. 대웅전(보물 제55호)

대웅전은 건립 연대에 대한 자세한 사료가 없어 정확한 연대를 알 수 없지만 건물의 일부를 해체하여 수리할 때 일부분의 묵서명이 발견되어 추정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 대웅전은 현존하는 다포식(多包式) 건물로는 최고의 것으로 조선시대 초기의 건축 양식을 잘 보여주는 건물이다.

 

자연석의 막돌허튼층 쌓기의 기단 위에 정면 3칸, 측면 3칸인 단층건물이다. 겹치마 팔작지붕에 다포양식을 한 이 건물은 산 중턱에 세워진 건물이면서도 평야를 끼고 있는 지역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원기둥 위에 창방(昌枋)과 평방(平枋)을 돌리고 그 위에 공포를 올려 놓았으며, 주간이 넓고 오포작(五包作)이라서 포벽(包壁)이 넓게 보이는 반면 기둥은 짧게 보여 매우 안정감을 준다.

 

 

<봉정사 화엄강당(華嚴講堂, 보물 제448호)>

3. 화엄강당(華嚴講堂, 보물 제448호)

강당은 불교의 기초 교학을 배우는 곳이다. 출가 수행자로서 갖추어야 할 예절과 계율(戒律)을 익히고 석가모니가 말씀하신 45년 설법 중에서 가려 뽑은 경전을 일정 기간에 걸쳐서 배운다.

정면 3칸, 측면 2칸인 화엄강당은 주심포 맞배지붕건물이다. 대웅전과 극락전 사이에 있으며, 대웅전 앞마당쪽을 향하고 있다. 자연석으로 쌓은 축대 위에 장대석(長臺石)으로 낮은 기단을 만들고 주춧돌을 놓았다. 정면 왼쪽 1칸은 방으로 교살창을 달았고, 나머지 2칸은 마루로 궁판이 있는 띠살문을 4분합으로 만들어 달았다.

 

측면에는 가운데에 단면이 4각형인 기둥을 두어 대들보를 받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 있으며, 대들보 위에 동자기둥을 얹고 이 위에 마루보를 놓은 다음 당초무늬를 새긴 대공(臺工)으로 마루도리를 받치고 있다.

대들보와 마루보 사이에 조그만 살창을 둔 것은 특이하다. 한편, 이 건물의 공포는 이른바 주심포계에서 익공계(翼工系)로 변화해가는 초기 절충형식을 보여주고 있는데, 아래 기둥 윗몸에 헛첨차를 짜서 기둥머리 위에서 나온 1출목 첨차를 받쳤고, 이 첨차는 다시 외목도리(外目道里)를, 외목도리는 지붕 서까래를 차례대로 받치고 있다.

전체적으로 기둥 간격이 넓은 반면 기둥이 굵고 짧으며, 공포 부재도 높고 굵어서 벽면대 지붕의 비례가 1:1에 가깝다. 강당의 앞에서 바라보면 전체적인 분위기가 차분하고 안정되어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이는 지붕이 맞배지붕이며 기둥의 간격이 넓기 때문이다.

 

도리와 장여를 밖으로 길게 빼내어서 측면 지붕에 깊이감을 주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봉정사 경내에 있어서 마주 보고 있는 화엄강당과 많은 점에서 비슷하나, 공포에서 주삼포(柱三包)를 택한 것이 다른 점이다.

한편, 1969년에 건물을 중수할 때 상량문이 발견되어서 1616년(광해군 8) 중수한 적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1969년에 중수하기 전에는 북쪽 지붕은 팔작지붕이었고, 방 앞쪽에 쪽마루를 달아 놓았으며, 매 칸마다 외짝 여살문을 달아 놓았다.

또 주두에서 좌우로 뻗은 첨차와 창방(昌枋) 등이 벽 속에 묻혀 있었는데, 건물 뒷면을 기준으로 삼아 현재의 모습으로 중수한 것이다.

 

<봉정사 가람배치>

 

 

<봉정사 극락전(국보 제15호)>

                                                                                         우리 나라 최고(最古)의 목조건물

 

1. 극락전(국보 제15호)

극락전은 현존하는 우리 나라의 목조건축 중 최고(最古)의 건물이다. 가공석 및 자연석으로 쌓은 기단 위에 정면 3칸, 측면 4칸의 맞배지붕과 주심포(柱心包) 건물로 고려시대의 건물이지만 통일신라시대의 건축양식을 내포하고 있다.

극락전 해체․보수공사 때에 1625(인조3)에 작성한 상량문이 발견되었다. 이것은 “천계(天啓) 5년 3월”에 중수하면서 작성한 공사 기록인데, ‘前中創至正二十三年 癸卯 三月日’이라는 구절이 있다. 중창(中創)은 중창(重創)을 의미하며 지정 23년은 고려 공민왕 12년(1363)이다. 즉 공민왕 12년에 중수하였다는 기록은 이보다 오래 전에 이미 건물이 조영되어 있었음을 의미한다.

3단의 장대석 기단 위에 갑석을 올리고 크기가 다른 자연석 주춧돌을 사용하였으며 정면 3칸, 측면 4칸의 구조이다. 이 건물은 감실형으로 주벽이 토벽으로 밀폐되고 따로 낸 문얼굴에 널빤지 2장을 사용한 문짝을 달았고 좌우 협칸에는 살이 각 11개가 달린 광창(光窓)이 있다. 공포는 외 1출목 주삼포(柱三包)의 양식을 갖추고 있으며 처마는 겹처마이다. 가구(架構)는 9량가(九樑架)인데 그 구성이 매우 간결하면서도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고주 2본이 뒤쪽에 있다.

그러나 평주상의 대량과 퇴량을 동시에 받을 수 있는 높이로 만들어진 특색을 보인다. 다른 법당에서는 보기 드문 구조이다. 대량은 단면이 청자매병의 윤곽을 연상시킨다. 굵지 않은 목재를 홍량으로 다듬어 걸었는데 이로 인하여 중첩하는 부재가 거듭됨에도 불구하고 무거운 맛을 덜고 간결하게 처리하였다.

 

건물의 내부는 바닥에 방전을 깔고 뒤쪽에만 2개의 고주를 세워 그 사이에 이동식 불단을 설치하였다. 불단 위에는 불상과 불화를 봉안하였는데, 그 주위에 4개의 기둥을 세우고 기둥 윗몸을 짜맞춘 뒤 다포식 구성을 지닌 지붕을 씌워 집을 마련하였다.

극락전이 지닌 몇 가지 특징은 통일신라시대 이후 고려까지 계승된 이른바 고식으로 여겨지고 있다. 즉 기둥머리와 소로의 굽이 곡면으로 내반되어 있는 점, 대들보 위에 산 모양에 가까운 복화반대공(覆花盤臺工)을 배열하고 있는 점, 점차 끝에 쇠서를 두지 않은 점 등으로 미루어 부석사 무량수전보다 양식적으로 선행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봉정사 극락전의 경우에는 아미타불을 전각의 가운데에 이동식 불단을 설치하여 그 위에 봉안하고 있고 좌․우 협시보살은 모셔져 있지 않다. 단지 불단에는 높이 100cm정돈인 아미타불만 모시고 있지만 불단의 뒤에 있는 후불탱화는 본존불인 아미타불과 좌․우 협시보살인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을 그린 삼존도형식을 취하고 있다.

 

 

극락전 앞에 있는 고려시대 3층 석탑

 

<봉정사 고금당(古今堂, 보물 제449호)>

4. 고금당(古今堂, 보물 제449호)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건물로 극락전 앞 왼쪽에 세워져 있다. 공포는 익공에 가까운 주심포계(柱心包系)이며 가구(架構)는 무고주(無高柱) 7량가(七樑架)인 요사(寮舍) 건물이다. 동쪽에 있는 화엄강당과 같은 시기에 같은 목수에 의하여 건축되어 조선시대 중기 건축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화엄강당과는 달리 기둥과 기둥의 간격이 좁고 기둥의 키가 높은 구조를 하고 있어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자연적으로 쌓은 축대 위에 장대석으로 낮은 기단을 만들고 주춧돌을 놓았다.

정면 3칸에는 칸마다 2짝 띠살문을 달았고, 측면과 뒷면은 모두 벽으로 막았다. 기둥 위에만 포작(包作:공포를 짜 맞춘 것)을 짜올린 주심포계 구조를 택하고 있으며, 주두(柱頭:대접받침) 밑에 헛첨차를 끼우고 그 위에 주두 위에서 나온 살미첨차를 포개놓았다.

이 위에 도리 방향으로 일출목(一出目)의 행공첨차를 얹어서 외목도리(外目道里)를 받고 있다. 이러한 가구법으로 인하여 익공계로 이해되기도 한다. 측면 가구는 벽 중앙에 귀기둥보다 약간 긴 고주(高柱)를 놓아 대들보를 받치고, 대들보 위에 짧은 동자기둥을 세워 종보[宗樑]를 받쳤으며, 이 위에 다시 짧은 기둥을 세워서 마루도리를 떠받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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