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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슬픔 2008

가마우지 한 마리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2. 8. 2. 23:19

가마우지 한 마리 / 나호열
      - 제주도 기행. 3



하늘을 날던 가마우지가 내 가슴 속으로 들어왔다
뾰족한 부리가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무엇인가 내 것을 빼앗아 가는데도 노엽지 않았다
손가락 하나 깊이도 안 될 것 같은데
깊고 푸른 바다가 내게도 있었던 것이다
나도 모르는 작은 생명들이 그 속에 살고 있었던 것이다
가마우지는 다시 하늘로 날아올랐다
가마우지는 겨울 철새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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