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것/나호열
내가 포획하려는 것은 고요
그러니까 날것이다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그러니까 퍼덕거리며
날아야 하는 것으로 생선인 것이다
아! 싱싱함이여
머리를 치고 꼬리를 잘라내자
침묵이 비명을 질러대기 시작했다
보아라, 거추장스런 껍질은 허망한 겉옷일뿐
붉거나 창백하게 하얀 살을 발라내니
요란한 사랑이 그렇듯 생선은 사라지고
이윽고 드러나는 날카로운 상형의 뼈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을 버리는
날것에 대한 탐욕이 도마 위에 얌전히
칼로 앉아 있지 않으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