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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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노을 시 몇 편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09. 9. 28. 22:44

 

 

 

 

 

노을

          나호열

 

어둠끼리 살 부딪쳐 돋아나는

이 세상 불빛은 어디서 오나

쓰러질 듯

쓰러질 듯

서해 바다 가득한 노을을

끌고 돌아오는

줄포항 목선 그물 속

살아서 퍼득거 리는

화약냄새

 

노을 

            -곰소바다

 

        나호열

 

 

이 세상 어둠 밝히는

모든 불빛은

고기대신

서해바다 노을을

끌고 돌아오는

곰소항 목선

그물 속에 있다

 

 

노을

            나호열

 

 

한 잔의 붉은 술을

마신다 노을 속으로

뒷모습을 남기며

떠나간 사람

취하여 또 한 잔

노을은 자꾸

붉어지고

긴머리 그 사람

한 사람

두 사람

세 사람

자꾸 나는 취하고

 

 

노을 

                 나호열

 

한 걸음 내딛어 그대를 바라보고

또 한 걸음 모두어 발 밑에 엎드리는

一步一拜의 하루

燒身供養하는 한 사내

불을 끼얹고 있다

어제도 죽고

오늘도 죽은 그 사내

아직도 남은 죽음이 있어

눈물 흘리는 그 사내

제 몸을 두드려 패는 몽둥이에게

얼마나 아프냐고 되묻는 사내

그의 몸에서 모래가 쏟아진다

그 마음에서 모래가 쏟아진다

주먹 한 줌의 그 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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