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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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시월을 추억함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09. 9. 27. 16:25

 

시월을 추억함

 

서러운 나이 그 숨찬 마루턱에서

서서 入寂한 소나무를 바라본다

길 밖에 길이 있어

산비탈을 구르는 노을은 여기저기 몸을 남긴다

生이란 그저 神이 버린 낙서처럼

아무렇게나 주저 앉은 풀꽃이 었을까

하염없이 고개를 꺾는 죄스런 보습

아니야 아니야 머리 흔들 때마다

우루루 쏟아져 나오는 검은 씨앗들

타버린 눈물로 땅 위에 내려앉을 때

가야할 집 막막하구나

그렇다 그대 앞에 설 때 말하지 못하고

몸 뒤채며 서성이는 것

몇 백 년 울리는 것은

그저 지나가는 바람이 아니었던가

香氣를 버리고 빛깔을 버리고

잎을 버리는 나이

텅 빈 기억 속으로

혼자 가는 발자국 소리 가득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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