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무렵부터 새벽까지
시 : 나호열
그림 : 김성로
그대 외롭다면
저녁 무렵부터 새벽까지
걷고 또 걸을 일이다
희뿌움한 새벽 보다 가까운 곳에서
인기척이 들리고
그대보다 힘 센 동물의 그림자로
가까이 다가온다면
그대 아직 외로운 것이 아니리라
그대 슬프다면
저녁 무렵부터 새벽까지
걷고 또 걸을 일이다
눈물이 새 순처럼 돋아나
잎 틔우고 꽃 피고 질 때까지
금강석이 되지 않으면
그대 아직 슬픈 것이 아니리라
외로움도 늙고
슬픔도 익어가리
저녁 무렵부터 새벽까지 침묵할 수 있다면
출처 : 김성로(KIM SUNG RO)
글쓴이 : 솔뫼 김성로 원글보기
메모 : 대학시절에 밤새워 걸어본 적이 있답니다.
걷다보면
슬픔은 더이상 슬픔이 아니고
외로움은 더이상 외로움이 아니더군요.
푸른 새벽의 여명
이슬을 밟을 때 쯤이면
내가 아닌 나를 만나고
슬픔도 기쁨도 아닌
살아가는 존재를 느꼈었지요.
나호열시인의 글에서
다시 그 느낌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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