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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山을 생각하며

여름날 소내에서 지은 잡시[夏日苕川雜詩] 1781년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09. 5. 10. 12:53

여름날 소내에서 지은 잡시[夏日苕川雜詩] 1781년


술단지에 술이 괴자 술기운 향기로워               자옹초명주기향磁甕初鳴酒氣香

강변에서 한가로이 고기 파는 사내 불러            수변한환매어랑水邊閒喚賣魚郞

금방 새로 방아찧은 보리 한 말 넘겨주고           지소일두신용맥只消一斗新舂麥

두 자가 넘는 물고기를 사왔다네                   사득중순이척강賖得重脣二尺强


금빛같은 산중 배 절반 가량 누르스름              금색산이반면황金色山梨半面黃

함소리가 충분히 향기롭길 바라던 자               함소정대십분향含消正待十分香

높은 가지 달린 것은 까마귀가 이 쪼아             고지기피조아탁高枝己被鳥兒啄

선미 처음 맛보는 걸 그놈한테 빼앗겼네            선미수거제일상仙味輸渠第一嘗


온조궁 있던 자리 두어 마장 들판에                온조궁허수리천溫祚宮墟數里阡

해마다 일구어서 오이를 심었다네                  년년지작종과전年年只作種瓜田

술 갈증을 풀고픈데 어디에서 산단 말고            요첨주갈빙수매要沾酒暍憑誰買

갈대 강변 거룻배로 장차 향해 가야지              회향노주책맹변會向蘆洲舴艋邊


비갠 뒤에 모래둑 넘치더 물 줄어드니              우헐사제락창흔雨歇沙堤落漲痕

깍인 잔디 누운 버들 뿌리가 다 드러났네           붕사와류로전근崩莎臥柳露全根

종다래끼 손에 들고 이웃 노인 따라가니            시휴령성수린수試携笭筬隨鄰叟

물고기를 잡느라고 해저문 줄 모르네               잠取魚兒到日昏


붉은 첩에 글 한두 장 베껴쓰고 있노라니           강첩중모일양장絳帖重摹一兩章

서루에 비친 붉은 빛 이미 석양이로세              서루홍조기사양書樓紅照己斜陽

종 아이가 바야흐로 청려장을 바치기에             소노신헌청려장小奴新獻靑藜杖

반시간의 서늘함을 솔그늘에서 취하네              행취송음반상량行取松陰半晌凉


밤중 내내 내린 빗물 동강 서강 모여들어           연소우각수동서連宵雨脚水東西

점점 더욱 불어나서 버들둑에 올라오네             로漲潮來上柳堤

문밖에는 노질하는 소리 새로 들리는데             문외자주신유향門外刺舟新有響 

높이 솟은 돛대는 집처마와 가지런해               범간고여옥첨제帆竿高與屋檐齊


촌늙은이 모두 와서 삼 베자고 말한 뒤에           야노제래약전마野老齊來約剪麻

도랑 가 움푹한 곳 장작 패고 돌 쌓았네            작시퇴석근계와斫柴堆石近溪窊

초당 앞이 이제부터 가려진 게 전혀 없어           초당자차무차예草堂自此無遮翳

앞마을의 팔구 집들 드러나게 되었구나             전로전촌팔구가全露前村八九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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