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 하루 종일 심난한 마음을 어쩌지 못한 채 책장만 넘기고 있는데 며느리가 손바닥만한 쪽지를 들고 왔다.
AM7 인가 하는 무가지에 자신이 글이 실려 있다는 것이다.
짧기도하거니와 잘 다듬어지지 않은 글이지만 그 글에는 나에게 없는
기다림이 있고 희망이 있다
나에게는 여전히 철 없고 안쓰런 막내아들인데
며느리에게는, 손녀에게는 기둥이고 둥지인 것이다.
여보! 전역하면 못다한 신혼 다시 돌려줄께♡
저희는 2년차 24살 동갑내기 부부입니다.
저희 남편은 딸 아이가 채 2개월도 되지 않았을때
발걸음도 떨어지지 않은채 나라의 부름을 받고 입대를 했어요
드디어 다음주에 전역을 하게되어 그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여보야! 유빈이랑 나랑 언제나 늘 당신을 위해 기도하며 2년을
기다렸는데 그 기도 덕분인지 건강하게 아무 탈없이 군생활 잘하고있는 당신이
있어서 든든해요. 어서빨리 돌아와요 우리 유빈이가 아빠 오면 제일 좋아할거예요.
당신의 전역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다시 신혼을 맞는 기분으로 당신만을 기다립니다.
- 이부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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