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여로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08. 3. 6. 23:47
 

여로


이제는 가닿을 수 없는

잠시라도 머물렀어야 할 간이역 같은

꽃들이 지천으로 피어 있다


봄날이라고 말하기엔 이른

끝나기도 전에 깨버린 꿈처럼

어느 사람의 다비가 저리도 장엄한가

불타 버리고 남은 남루가 얼마나 컸던지

남루 속의 육신이 더 큰 남루인 것을 알았던 것인지

가볍고 뭉글거려서 만져보기도 전에 사라져 버린다


지상으로 내리는 꽃눈

하염없이 창가에 기대어

나비들의 군무라고 받아 적으려 하였으나

그것도 오답이라고

흙탕물을 튕기며 껄껄 웃는

그 사람은 누구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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