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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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청풍에 가다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06. 10. 30. 00:37

청풍에 가다

 

 

불현듯 앞을 막아서는 안개 때문이라고

뒤늦은 발걸음 뉘우칠 수는 없겠네

한 계절 꽃 피우던 얼굴 어떻게 지울 수 있을까

까맣게 타버린 씨앗

눈물 대신 발밑에 뿌려두었으니

함부로 밟아서도 성급히 손으로 거두어도 되지 않을 일

 청풍은 잠시도 발길 멈추지 못하게 하였으나

나는 보고 말았네

옥순봉 호수에 제 몸을 던졌으나

수심 깊어 기암절벽을 물 위에 그려 놓으니

또 푸른 하늘이 그림자를 비추어 주네

선경이라 한들 하루 이틀 삼일이면 시들하다는

나그네의 말씀을 한 귀로 흘리려 하네

오래 바라볼수록 내 몸에 스며들어

없는 듯 살아 숨쉬는 그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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