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의 세설신어] [140] 체구망욕(體垢忘浴)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입력 2012.01.12. 23:30업데이트 2020.07.31. 17:43 권소운(權巢雲)이 이학규(李學逵· 1770~1835)를 찾아와 자신의 거처 관묘당(觀妙堂)을 위한 기문을 청했다. 그는 40년간 과거에 응시하다가 만년에 포기했다. 머리맡에 당송 고시 한두 권을 놓아두고 자다 일어나 펼쳐지는 대로 몇 수씩 읽곤 했다. 취하면 두보의 '취가행(醉歌行)'을 소리 높여 불렀다. 집 이름의 연유를 묻자, 그가 대답한다. "사물의 이치는 깨달으면 묘하고, 묘하면 즐겁지요. 천기(天機)는 날마다 새롭고, 영경(靈境)이 나날이 펼쳐집니다. 묘함을 깨달을수록 보는 것이 점점 묘해집디다. 그래서 관묘당이라오." 대답을 들은 이학규가 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