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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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과의 대화 300

500년 모순을 뒤집은 갑오개혁

500년 쌓인 모순 뒤엎은 그들 “두번 다시 나라를 그르치지 말자” [박종인의 땅의 歷史] 296. 갑오년 삼국지, 운명의 청일전쟁 6. 500년 모순을 뒤집은 갑오개혁 갑신정변 주역 김옥균은 1894년 조선정부가 보낸 자객 홍종우에 의해 암살된 뒤 부관참시와 능지형을 받았다. 일본 지식인들은 그 잔인한 처형에 경악했다. 고종 정부가 환호작약하는 동안 전쟁이 터졌다. 대원군과 갑신정변 세력이 꿈꾸던 세상을 하나씩 그려갔지만, 일본 측 지원 속에 시작된 갑오개혁은 양날의 칼이었다. 김옥균 피살과 부관참시를 묘사한 일본 판화. /영국박물관 박종인 선임기자 입력 2022.04.06 03:00 갑오개혁의 시작 1894년 7월 13일 조선 정부는 동학 농민군 요구에 항복해 정부 내에 개혁 담당 기관인 ‘교정청’을..

유물과의 대화 2022.04.08

불국사의 비밀 "석가탑은 왜 그림자가 없을까?"

[백성호의 한줄명상] 불국사의 비밀 "석가탑은 왜 그림자가 없을까?" 중앙일보 입력 2021.11.03 05:00 “석가탑은 왜 그림자가 없을까?” #풍경1 신라는 종교적 지향을 가진 나라였습니다. 한마디로 ‘불교의 나라’였습니다. 신라 수도였던 경주의 대표적인 사찰 이름도 ‘불국사(佛國寺)’입니다. ‘불국’은 ‘부처님 나라’라는 뜻입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신라 왕들의 명칭에도 ‘법흥왕(法興王)’이나 ‘진흥왕(眞興王)’이 있었습니다. 부처님 법을 일으키고, 진리를 일으키자는 뜻입니다. 그러니 신라의 국가적 지향점은 이 땅에 불국토(佛國土)를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오죽하면 왕비의 이름에도 ‘마야 부인’(제26대 진평왕의 부인)이 있었을까요. 마야는 석가모니 부처의 어머니 이름입니다. 인도식 발음을 그대로..

유물과의 대화 2022.04.08

“선비가 절에 불을 질렀기로서니 수사는 왜 하는가!”

[박종인의 땅의 歷史] “선비가 절에 불을 질렀기로서니 수사는 왜 하는가!” 295. 흥천사 동종의 운명과 조선 선비 불교 탄압사 ‘흥천사명 동종’에 새겨진 문양. 세조 때 만든 이 대종(大鐘)은 운명이 기구했다. 조선초기 왕실 종교로 융성했던 불교는 이후 사림이 득세하면서 실질적으로 유림들의 테러 대상이 됐다. 서울 정동에 있던 흥천사도 수시로 방화에 시달렸고 많은 절들이 유생들 방화로 폐사됐다. 흥천사 종은 폐사지를 떠나 공무원들 출퇴근 시보용 종으로 쓰이기도 했다./박종인 박종인 선임기자 입력 2022.03.30 03:00 * 유튜브 https://youtu.be/2nm5E9VZq_I 에서 동영상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 덕수궁에는 커다란 종이 야외에 전시돼 있었다. 지금은 경복궁에서 복원과 보..

유물과의 대화 2022.03.31

30년간 대통령 태우고 달린 메기 닮은 열차, 국가문화재 된다

30년간 대통령 태우고 달린 메기 닮은 열차, 국가문화재 된다 노형석 입력 2022. 02. 10. 14:16 수정 2022. 02. 10. 14:26 댓글 4개 1969~2001년 대통령 전용 디젤전기동차 메기 대가리 닮아 '메기특동' 별명도 문화재청, 국가문화재로 등록 예고 1969~2001년 대통령 전용 디젤전기동차로 쓰였던 ‘메기특동’. 문화재청 제공 1969~2001년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들이 탔던 열차를 ‘특별동차’, 줄여서 ‘특동’이라고 불렀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이 대통령으로 재직할 당시 지방 순시를 가면서 탔던 열차다. 1969년 일본 제작업체가 선두부가 2층으로 툭 튀어나온 현지 특급 전망열차를 모델 삼아 한국 정부에 납품했던 이 특제동차는 메기 대가리를 닮아 ‘..

유물과의 대화 2022.02.10

중국에 바친 여자, 공녀(貢女)

“못생긴 계집을 내놓으면 왕명 불복종으로 벌한다” [박종인의 땅의 歷史] 285. 중국에 바친 여자, 공녀(貢女) 경복궁 행랑에 석양이 내린다. 조선 전기에 이 궁궐에 딱 한 번 놀러와 보고 명나라로 떠났던 여자들이 있다. 명 황실에 바쳐진 공녀(貢女)들이다. 공녀들은 크게는 나라를 위해 작게는 집안을 위해 희생된 ‘물건’ 취급을 받았다./박종인 박종인 선임기자 입력 2021.12.22 03:00 * 유튜브 https://youtu.be/Z31O0qE4vzU에서 동영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명나라로 가는 공녀(貢女) 선발을 피하기 위해) 딸자식 둔 어떤 자는 사윗감 서넛을 동시에 부른 뒤 맨 먼저 온 사내에게 시집보낸다. 강보에 싸인 어린 계집을 유모가 안고 시집을 보내기도 한다. 심지어 어느 집에서..

유물과의 대화 2022.01.27

사대부 500년 기품 위에 피어난 독립운동의 꽃

사대부 500년 기품 위에 피어난 독립운동의 꽃 중앙일보 입력 2022.01.21 00:34 업데이트 2022.01.21 13:30 가장 오래된 한옥 ‘안동 임청각’ 눈이 내린 경북 안동 임청각 정경. 사진 왼쪽으로 낙동강과 옛 중앙선 철로가 보인다. 일제는 임청각 복판에 철도를 내며 가문의 맥을 끊으려 했다. 99칸 한옥 중 50여 칸이 사라졌다. [사진 김호태 이상룡 기념사업회 사무국장] 우리나라 최고의 명문가는 어디일까. 명문가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집안의 내력을 사람의 삶에 대입하면 어떨까. 공자는 훌륭한 삶을 15살에 뜻을 세우고(立志), 30살에 일어서고(而立), 40살에 유혹에 빠지지 않고(不惑), 50살에 하늘의 뜻을 알고(知天命), 60살에 귀가 순하게 되는(耳順..

유물과의 대화 2022.01.22

287. 1882년 조미수호조약에 숨은 對中 굴욕외교

[박종인의 땅의 歷史] 조미조약 체결 전 조선 대표는 청 황실에 삼궤구고두례를 올렸다 287. 1882년 조미수호조약에 숨은 對中 굴욕외교 인천 개항장거리에는 거대한 공자상이 서 있다. 청국과 일본 조계지를 경계 짓는 계단 꼭대기다. 그 위에는 1882년 미국과 조선이 수호조약을 맺은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지 기념비가 서 있다. 오른쪽 난간 위 황금 용이 장식된 담장 아래다. 당시 조선 대표는 중국의 속국 신하로 청나라에 세 번 절하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리는 삼궤구고두례를 치렀다. /박종인 박종인 선임기자 입력 2022.01.12 03:00 * 유튜브 https://youtu.be/ymEgM2QmSGs에서 동영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인천 개항장거리는 영역이 두 부분으로 나뉜다. 높은 계단을 경계로 ..

유물과의 대화 2022.01.13

노론을 떨게한 정조의 한마디 “난 사도세자의 아들이니라”

[박종인의 땅의 歷史] 노론을 떨게한 정조의 한마디 “난 사도세자의 아들이니라” 283. 금등지서의 비밀과 융건릉 사도세자 무덤인 경기도 화성 융릉은 홍살문-정자각-봉분 배치가 일직선이 아니다. 봉분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고 방향도 다르다. 아버지 사도세자 복권을 필생의 업으로 삼은 정조가 ‘천 년 만에 있을 길지’를 고른 끝에 내린 풍수학적인 배치다. 정조는 세자를 죽인 영조가 적어내린 한(恨)을 품은 문서 ‘금등지서’를 17년 동안 숨겨놓고 노론 눈을 피해 아버지 복권 작업을 벌였다. /박종인 박종인 선임기자 입력 2021.12.08 03:00 * 유튜브 https://youtu.be/JRL4Lvz1SsY 에서 동영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가위를 7일 앞둔 1793년 8월 8일 왕위에 오른 지 17년..

유물과의 대화 2021.12.22

“공부하는 선비가 드물어 안타깝구나, 성균관을 보수하여라”

“공부하는 선비가 드물어 안타깝구나, 성균관을 보수하여라” [박종인의 땅의 歷史] 282. 평양 풍경궁③/끝 망국까지 성리학에 집착한 고종 조선왕조의 법궁인 경복궁. 왕의 집무실인 사정전 월대에서 정전인 근정전 지붕이 힐끗 보인다. 해거름에 서쪽에 해가 진다. 대한제국 황제 고종은 경복궁을 버리고 경운궁(덕수궁)을 황궁으로 삼았고, 경운궁에 기거하며 평양에 또 다른 궁궐 풍경궁을 건설했다. 그가 입에 달고 살았던 단어는 ‘도리(道理)’였고, 을사조약 이듬해인 1906년에도 그는 “성균관에서 도리를 교육하라”고 명했다./박종인 박종인 선임기자 입력 2021.12.01 03:00 * 유튜브 https://youtu.be/pBHbecmKWNE에서 동영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1906년 4월 15일 대한제국 황..

유물과의 대화 2021.12.14

시대착오의 상징, 고종이 만든 평양 풍경궁 ②

“백성에게서 갈취한 돈으로 남에게 빼앗길 궁궐을 짓는구나” [박종인의 땅의 歷史] [281] 시대착오의 상징, 고종이 만든 평양 풍경궁 ② 1904년 3월 러일전쟁 종군기자인 미국 소설가 잭 런던은 대동문을 통해 평양성에 진입 중인 일본군 행렬을 목격했다. 헌종 계비 홍씨 국상 중이라 백립을 쓰고 있는 군중 속에 일장기가 보였다. /미국 헌팅턴대 도서관 잭 런던 컬렉션 박종인 선임기자 입력 2021.11.24 03:00 * 유튜브 https://youtu.be/dRAcR5AcbG0 에서 동영상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1904년 2월 29일 대한제국 황궁인 경운궁(덕수궁)이 전소(全燒)됐다. 새벽녘 함녕전 온돌에서 발화한 불이 온 궁전을 홀딱 태웠다. 아직 불길이 잡히지 않은 그날 아침 고종은 “궁색하지만..

유물과의 대화 2021.12.07

“외국은 수도가 둘이다. 평양에도 궁궐을 지으라”

[박종인의 땅의 歷史] “외국은 수도가 둘이다. 평양에도 궁궐을 지으라” 280. 시대착오의 상징 평양 풍경궁① 충남 부여에 있는 신라 고찰 무량사는 멀고먼 평양에 있던 대한제국 궁궐 풍경궁과 인연이 있다. 풍경궁은 1902~1903년 “기자(箕子)가 문명과 예법을 전파한 평양에 두 번째 수도를 세운다”며 광무제 고종이 만든 궁궐이다. 총공사비 1000만 냥은 평안도 백성이 책임졌다. 1927년 경성으로 이건된 풍경궁 정문 황건문은 해방 후 동국대 정문으로 사용되다가 1971년 무량사에 목재로 팔려갔다. /박종인 박종인 선임기자 입력 2021.11.17 03:00 * 유튜브 https://youtu.be/ZjIPU56hxvQ에서 동영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1971년 12월 10일 서울 동국대학교 정문으..

유물과의 대화 2021.11.23

삼국시대 걸작 '반가사유상'

[뉴스 속의 한국사] 신비한 미소는 같지만 7세기 불상이 더 우아하죠 입력 : 2021.11.18 03:30 삼국시대 걸작 '반가사유상' 지난 12일부터 삼국시대 유물 중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국보 반가사유상 두 점이 국립중앙박물관의 한 공간에 나란히 전시되고 있어요. 지금까지 두 불상이 함께 전시된 경우는 단 두 번뿐이고, 워낙 귀중한 보물이라 하나씩 번갈아 전시됐었는데,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게 된 거예요. '반가사유상'은 오른발을 왼쪽 무릎 위에 걸치고[반가·半跏], 깊은 생각[사유·思惟]에 잠긴 모습을 한 불상을 말해요. 금동으로 만든 반가사유상은 70점 정도가 남아 있는데, 그중에서도 이번에 나란히 전시된 국보 78호와 83호는 최고로 꼽히는 작품입니다. 두 불상의 신비롭고 오묘한 미소는 바라만..

유물과의 대화 2021.11.18

國博, 반가사유상 오늘부터 전시

백제와 신라가 함께 사색을 시작했다 國博, 반가사유상 오늘부터 전시 유석재 기자 입력 2021.11.12 03:00 국립중앙박물관이 12일 상설전시관 2층에 문을 여는 ‘사유의 방’에 박물관의 대표 유물인 국보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 나란히 전시돼 있다. 왼쪽이 옛 국보 78호, 오른쪽이 83호 불상이다. /고운호 기자 삶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모두 어디로 가는가. 신비로움이 배어 나오는 옅은 미소와 함께 끝없는 사유(思惟)의 세계에 빠진 두 불상이 천여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동거에 들어가게 됐다. 한국 미술사의 대표 유물로 불리는 국보 금동미륵반가사유상 두 점이 12일부터 한자리에서 전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상설전시관 2층에 두 불상만을 위한 공간인 ‘사유의 방’을 마련한 것이다. 다른 설도 있지만, 박..

유물과의 대화 2021.11.12

식민시대, 그 이중적인 삶과 기억과 군산에 남은 흔적들

[박종인의 땅의 歷史] 식민시대, 그 이중적인 삶과 기억과 군산에 남은 흔적들 278. 근대사가 응축된 군산 기행3(끝) 구마모토 농장과 의료 선구자 이영춘 군산 동국사. 1913년 구마모토 리헤이를 비롯한 군산 지역 일본인 시주로 만든 금강사가 원형이다. 지금도 대웅전을 비롯해 건물마다 그 원형이 남아 있다. 식민시대 탐욕으로 점철된 삶이 있었고, 단칼로 재단하기 어려운 삶이 있었다. 식민 본국 일본의 이해관계에 따라 식민지 조선의 삶은 요동쳤다./박종인 박종인 선임기자 입력 2021.10.27 03:00 * 유튜브 https://youtu.be/pJkwNUOoK6c 에서 동영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세월과 공간을 넘어, 이성당 남원 사람 이석호는 일본 홋카이도로 이주해 살다가 해방 후 귀국했다. ..

유물과의 대화 2021.10.28

무령왕릉 모든 유물, 최초로 한자리에 나왔다

무령왕릉 모든 유물, 최초로 한자리에 나왔다 무령왕릉 50주년 특별전 개막… 국립공주박물관 현장을 가다 유석재 기자 입력 2021.09.14 03:00 50년 전 무령왕릉 발굴 작업에 참여했던 지건길(왼쪽) 전 국립중앙박물관장과 조유전 전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이 복원 작업을 마친 왕의 목관(오른쪽)과 왕비의 목관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신현종 기자 “하이고, 저 나무판, 저….” 13일 충남 공주 국립공주박물관 전시실에서 고고학계 원로인 조유전(79) 전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이 탄식을 내뱉었다. 무령왕릉에서 발굴돼 보존처리를 마친 왕과 왕비의 목관(木棺)을 보고 50년 전 발굴이 엊그제 일처럼 되살아나서였다. “나무가 썩어 관 윗부분이 바닥으로 주저앉은 상태였어요. 밟으면 그만 폭삭 가루가 될 것 같아..

유물과의 대화 2021.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