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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과의 대화 300

세종이 명했다 “백성에게 폐가 되니 광화문에 월대를 만들지 말라”

세종이 명했다 “백성에게 폐가 되니 광화문에 월대를 만들지 말라” [박종인의 땅의 歷史] [박종인의 땅의 歷史] 263. 그때 광화문 앞에는 무슨 일이 벌어졌나 2021년 6월 21일 대한민국 수도 서울 한복판에 있는 광화문이다. ‘역사 복원’을 명분으로 앞에 보이는 도로는 이르면 다음 달 ‘조선시대 광화문 월대(月臺)’ 복원 현장으로 바뀔 예정이다. 그 월대가 조선시대에 존재했는지도 불확실하고, 복원할 명분도 불확실하다./박종인 박종인 선임기자 입력 2021.06.23 03:00 “오랜 세월 역사 속에 잠들어 있었던 경복궁 앞 월대의 복원은 조선 시대 왕과 백성이 소통하고 화합하던 상징적 공간의 복원으로 그 역사적 의미가 남다르다.”(서울시장 오세훈, 2021년 4월 27일 ‘긴급브리핑’) 현 서울시장..

유물과의 대화 2021.06.24

연평 포격전 서정우 소나무와 강화도 신미양요 소나무

연평도 소나무는 알고 있다, 그날 戰士에게 벌어진 일을… [박종인의 땅의 歷史]261. 연평 포격전 서정우 소나무와 강화도 신미양요 소나무 연평도 산기슭에 있는 '서정우 소나무'. 2010년 연평도 포격전 당시 전사한 하사 서정우의 모표가 포격 충격에 날아가 소나무에 꽂혀 있다./박종인 박종인 선임기자 입력 2021.06.09 03:00 1989년 8월 13일 광주에서 태어난 서정우는 무탈하게 고등학생이 되었다. 학교를 중퇴하고 검정고시로 단국대 천안캠퍼스 법학과에 입학한 뒤 2학년인 2009년 대한민국 해병대에 입대했다. 2010년 11월 23일 근무지인 인천광역시 연평도에서 ‘민주주의’와 ‘인민’을 국명에 갖다 붙인 북한군 포격에 전사했다. 석 달이 지난 2011년 2월 어느 날 전사지를 순시하던 연..

유물과의 대화 2021.06.09

용산공원 역사 왜곡 대행진

[박종인의 땅의 歷史] 일본군 軍馬 위령비가 ‘조선 왕실 제단’이라는 용산공원 [박종인의 땅의 歷史] 260. 용산공원 역사 왜곡 대행진 박종인 선임기자 입력 2021.06.02 03:00 지난 5월 ‘광화문광장 100년 이야기’ 시리즈를 통해 왜곡된 역사관을 토대로 진행되는 무모한 국가 토목 사업에 대해 이야기했다. ‘역사 복원’이라는 거창한 명분으로 많은 논쟁을 덮어버리고 세금과 시간을 들여 엉뚱한 역사를 창작하는 작업에 대한 이야기였다. 오늘은 그 번외편, 미국으로부터 반납받은 ‘용산공원’에 얽힌 이야기다. ‘왜곡된 근대사와 군사시설로 절단됐던 생태축 및 역사 복원’이 공원 프로젝트 주요 명분이다. 제대로 하고 있는가. 왕실이 천제(天祭)를 올리던 ‘남단’ 국토교통부 산하 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 홈페..

유물과의 대화 2021.06.03

풍수(風水)로 세종을 현혹한 술사(術士) 최양선

“다시는 저 허망한 술사를 국정에 끼어들지 못하게 하라” [박종인의 땅의 歷史] 259. 풍수(風水)로 세종을 현혹한 술사(術士) 최양선 경북 성주에 있는 세종대왕자 태실. /박종인 박종인 선임기자 입력 2021.05.26 03:00 장면1 – 파괴된 왕자 태실들 경상북도 성주에 가면 세종대왕자 태실(胎室)이 있다. 1438~1442년 연간에 세종 슬하 열여덟 왕자와 손자 단종 태실을 모아 만든 집단 태실이다. 이전 세 왕은 왕자 태실을 따로 만들지 않았다. 1443년 세종은 손자 홍위(단종) 태를 여기 묻을 때 근처에 자기 조상 묘가 있다는 사실을 숨긴 풍수학 제조 이정녕을 해임하고 그 묘를 이장시켰다.(1443년 12월 11일 ‘세종실록’) 훗날 둘째 아들 수양대군이 조카 단종을 내쫓고 왕이 되었다...

유물과의 대화 2021.05.26

400살 먹은 회화나무, 조급한 역사복원에 쫓겨난다

400살 먹은 회화나무, 조급한 역사복원에 쫓겨난다 [박종인의 땅의 歷史] 258. 돈덕전 앞 회화나무의 비애 100년 전 덕수궁 돈덕전. 정면에 거대한 회화나무가 보인다. 덕수궁(경운궁)을 지키는 가장 늙고 가장 거대한 생명체다. 사진에서는 왼쪽이다. /국립현대미술관 박종인 선임기자 입력 2021.05.12 03:00 | 수정 2021.05.12 03:00 258. 광화문광장 100년 이야기 3/끝: 돈덕전 앞 회화나무의 비애 1. 광무제 고종의 한성 개조사업 : “낡은 것을 없애고 새로운 것을 도모하겠노라” 2. 국가 상징축과 광화문광장 : ‘국가 상징 거리’ 만든다더니, 일제가 만든 길 그대로… ‘국가상징축’ 회복을 위한 광화문광장 건설 공사는 덕수궁 복원 계획과 연결된다. 일제에 의해 훼손된 상징..

유물과의 대화 2021.05.12

‘국가 상징 거리’ 만든다더니, 일제가 만든 길 그대로…

‘국가 상징 거리’ 만든다더니, 일제가 만든 길 그대로… [박종인의 땅의 歷史] 257. 광화문광장 100년 이야기 ②국가 상징축과 광화문광장 1945년 9월 4일 미군 선발대가 촬영한 서울 용산. 가운데 전투기 꼬리 부분에 총독부가 보이고, 일본군 병영 한가운데 직선도로가 보인다. 이 길이 조선 왕조 내내 백성이 사용했던 옛길이다. 국방홍보원 앞에서 현재 미군 20번 게이트로 막혀 있다. 이 길 오른편 산등성이로 조선통신사들이 걸어갔던 또 다른 길이 나 있다. 정부에서 ‘국가상징축 미래 발전 도약 공간’으로 조성 중인 한강대로는 이 병영 왼쪽, 철길 옆에 있다. 일본군이 건설한 도로다. 정부와 서울시가 추진중인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거리 조성 사업의 모순을 보여주는 사진이다. /국사편찬위 전자사료관(원출..

유물과의 대화 2021.05.06

광무제 고종의 한성 개조사업

[박종인의 땅의 歷史] “낡은 것을 없애고 새로운 것을 도모하겠노라” 256. 광화문광장 100년 이야기 ①광무제 고종의 한성 개조사업 대한제국 초대황제 광무제 고종이 만든 경운궁 석조전. 박종인 선임기자 입력 2021.04.21 03:00 | 수정 2021.04.21 03:00 서울 광화문광장에 공사가 한창이다. 명분은 ‘일제에 의해 왜곡된' 북한산~관악산 국가 상징축과 역시 일제에 의해 왜곡된 광화문 육조거리 복원이다. ‘국가 상징축’ 위에 있는 한강대교 가운데 노들섬에는 이미 공연장인 라이브하우스가 들어섰다. 남대문에서 용산으로 가는 한강대로에는 미래를 상징하는 국가상징거리 조성이 예정돼 있다. 대한제국 황궁 덕수궁 또한 복원 작업이 한창이다. 과연 광화문광장은 원래대로 복원 중인가. 과연 한강대로..

유물과의 대화 2021.04.28

“헉! 너무 야해” 1500년 전 신라 토우의 성적 욕망과 쾌락[명작의 비밀㉕]

“헉! 너무 야해” 1500년 전 신라 토우의 성적 욕망과 쾌락[명작의 비밀㉕] 신동아 2021년 4월호 ●당대 신라인 모습 꾸밈없이 담아낸 토우 ● 죽은 사람과 함께하는 부장품으로 주로 쓰여 ● 토우로 소박하게 신라인 생활상 담아내 ● 단순한 형태로 삶과 욕망 내밀히 표현 1926년 경북 경주시 황남동에서 신라시대 토기와 토우가 대거 발굴됐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국보 제195호 토우 장식 항아리(土偶裝飾長徑壺)는 모두 2점이다. 이 가운데 하나는 경북 경주시 계림로 30호분에서 출토된 5~6세기 신라 토기다. 높이 34cm. 항아리의 목 부분엔 5cm 내외의 각종 토우가 붙어 있다. 가야금을 타고 있는 배부른 임신부, 온몸으로 뜨겁게 사랑을 나누는 남녀, 개구리를 잡아먹는 뱀 그리고 새·오리..

유물과의 대화 2021.04.12

‘의정부 천보산 기슭에는 버림받은 공주님이 잠들어 있지’

‘의정부 천보산 기슭에는 버림받은 공주님이 잠들어 있지’ [박종인의 땅의 歷史] 253. 병자호란과 위선의 계보 ②위선의 희생, 의순공주 경기도 의정부 금오동에 있는 '족두리 산소'. 박종인 선임기자 입력 2021.03.31 03:00 | 수정 2021.03.31 03:00 온 백성이 오랑캐에게 끌려간 사이 많은 권력자들은 자기 가족 안위를 챙겼다. 자식을 보내지 않기 위해 삼공육경(三公六卿:현직 정승과 판서)은 앞 다퉈 사표를 냈다.(2021년 3월 24일 ‘박종인의 땅의 역사: 병자호란과 위선의 계보 ①도덕주의 권력의 위선’ 참조) 난세에 가장 먼저 희생되는 사람은 약자다. 가난하고 권세 없는 백성이 그 첫째다. 그리고 17세기 또 다른 희생자가 있으니, 여자(女子)였다. 오랑캐에게 한 번, 가짜 도..

유물과의 대화 2021.03.31

병자호란과 위선의 계보 ①도덕주의 권력의 위선

[박종인의 땅의 歷史] 아들을 인질로 보내라 하자 판서들이 앞 다퉈 사직하였다 252. 병자호란과 위선의 계보 ①도덕주의 권력의 위선 17세기 조선왕국 백성은 전쟁 구렁텅이 정권은 일신 안녕 추구 1627년 정묘호란 때 인조, 진짜 동생 대신 가짜 왕제(王弟) 보내서 위기 모면 병자호란 때도 가짜 동생 보냈다가 국가 존폐 위기 맞아 백성은 인질로 끌려가는데 고관대작들은 아들 인질 피하려 줄줄이 사표 대행진 ’더러운 왕' 못 섬기겠다는 ’더러운 신하들'의 위선 ’빗자루 쓸 듯 사라진 기강' 병자호란 때 조선군 200명이 전멸한 남한산성 '전승문'./박종인 박종인 선임기자 입력 2021.03.24 03:00 | 수정 2021.03.24 03:00 ‘나라는 중국에 의해 난장판이다. 국제 정세는 위기다. 국민은..

유물과의 대화 2021.03.25

선정비에 은폐된 구한말 부패 시대

[박종인의 땅의 歷史] 사람들은 “왜 난리가 일어나지 않을까” 탄식하였다 251. 선정비에 은폐된 구한말 부패 시대 고종 권력 기반인 민씨들 최고권력 ‘내무부’ 장악 견제 받지 않는 독주 개혁 외면한 가렴주구 ’쇠갈고리' ‘망나니’ ‘미친 호랑이’ 동학군 타깃 된 민영준은 충주에만 소작인 159명 둔 부재지주 ‘토지 王’ 1905년 이후 봇물 터진 ”빼앗은 옛 땅 반환” 소송 16건 1931년 총독부 예산 2억5000만원일 때 민영휘 재산은 1000만원 조선팔도 민씨 선정비들이 감추고 있는 ’폭주하는 권력의 어둠’ 전국 팔도 곳곳에 선정비들이 서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충남 공주 공산성에 있는 도순찰사 민치상 영세불망비, 강원도 삼척에 있는 관찰사 민영위 유혜불망비와 남한산성에 있는 광주유수 민영소 영세..

유물과의 대화 2021.03.17

250. 국정을 좌지우지한 왕비 민씨의 편지들

[박종인의 땅의 歷史] “김성근이는 참찬 시켰고, 흉도들에게는 토벌대 보냈다” 250. 국정을 좌지우지한 왕비 민씨의 편지들 고종 왕비 민씨가 조카 민영소에게 보낸 편지들. 왼쪽부터 “나에게 존호 불가라 한 이용원 상소가 절절히 통분하다”(1883년 7월) “청황실 서태후 생일에는 우리 민씨네가 인사하여라”(1894년) “동학(東學)으로 번지기 전 토벌대를 보냈다”(1894년 이전) “조병갑은 그 자리 외에는 할 길이 없다”(1892년) “김성근이는 참찬(장관) 시켰다.”(1892년 4월 4일) /국립고궁박물관 박종인 선임기자 입력 2021.03.03 03:00 | 수정 2021.03.03 03:00 진살제민(盡殺諸閔), 민씨는 다 죽인다 충청도에 살던 백락관은 골수 위정척사파 선비였다. 그가 1882년..

유물과의 대화 2021.03.12

농암종택

[박진배의 공간과 스타일] [73] 농암종택 박진배 뉴욕 FIT 교수, 마이애미대학교 명예석좌교수 입력 2021.03.11 03:00 | 수정 2021.03.11 03:00 안동 도산구곡에 농암 이현보(李賢輔) 선생의 종택이 있다. 대문을 넘어 사랑채와 안채를 지나면 별채들, 마당 뒤편에 사당이 위치한다. 그리고 다소 떨어진 곳에 ‘강각(江閣)’이라는 정자가 보인다. /박진배 뉴욕 FIT 교수, 마이애미대학교 명예 석좌교수 안동 도산구곡에 농암 이현보(李賢輔) 선생의 종택이 있다. 마을의 초입부터 산과 강, 절벽과 바위들로 만들어진 세계로 들어간다. 대문을 넘어 사랑채와 안채를 지나면 별채들, 마당 뒤편에 사당이 위치한다. 그리고 다소 떨어진 곳에 ‘강각(江閣)’이라는 정자가 보인다. 처마 곁으로 마당을..

유물과의 대화 2021.03.11

“목숨과 재산을 던져 나라를 회복하겠노라”

[박종인의 땅의 歷史] “목숨과 재산을 던져 나라를 회복하겠노라” 249. 불꽃처럼 살아간 혁신유림② 노비 해방과 간도 집단망명 경상북도 안동에 있는 임청각 군자정. 노비와 땅을 포함해 전재산을 내놓고 만주로 떠난 석주 이상룡의 옛집이다. 벽에는 대한민국정부로부터 받은 가족들 훈장이 걸려 있다. 망국의 시대 ‘혁신유림’들은 공동체 부활을 꿈꾸며 만주 땅에 독립군기지를 건설했다. 고루한 구시대 질서에 안주했으면 부귀영화를 누렸을 권세가들이었지만, 이들은 새로운 시대정신과 사회적 책임을 받아들였다. /박종인 박종인 선임기자 입력 2021.02.24 03:42 | 수정 2021.02.24 03:42 경상북도 안동에 있는 임청각 군자정. 노비를 해방하고 전 재산을 내놓고 만주로 떠난 석주 이상룡의 옛집이다. 벽..

유물과의 대화 2021.02.25

“창자가 바뀌고 사상이 바뀌어 전날의 내가 아닙니다”

[박종인의 땅의 歷史] “창자가 바뀌고 사상이 바뀌어 전날의 내가 아닙니다” 248. 불꽃처럼 살아간 혁신유림① 류인식과 협동학교(協東學校) 백하구려의 바윗돌. 박종인 선임기자 입력 2021.02.10 03:00 의성 김씨 집성촌인 경북 안동 내앞마을에 ‘백하구려(白下舊廬)’라는 집이 있다. 백하(白下) 김대락이 살던 집이다. 사랑채 앞 화단에 바윗돌이 하나 있다. 김대락 종증손 김시중(84)은 “귀신 나오는 바위”라고 했다. 그것도 의병한테 총 맞고 칼 맞아 죽은 귀신. 이 귀신 이야기 주인공은 청나라 사람 양계초(梁啓超)와 단재 신채호와 동산 류인식과 집주인 김대락과 김동삼과 석주 이상룡이다. 20세기 초 아수라장이 된 나라를 위해 생명과 재산을 바친 안동 혁신유림(革新儒林) 이야기. 안동 '협동학교..

유물과의 대화 2021.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