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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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과의 대화 303

1933년 개업한 ‘제비’ 다방, 그 주인은 시인 이상이었다

1933년 개업한 ‘제비’ 다방, 그 주인은 시인 이상이었다중앙선데이입력 2024.06.29 00:01업데이트 2024.06.29 06:31근대 문화의 기록장 ‘종로 모던’〈끝〉 종로의 다방조선인이 처음 개점한 다방인 카카듀의 모습을 추정해 표현한 작품. [일러스트 김민호]1936년 1월 『조선중앙일보』에는 이용악의 ‘다방’이라는 시가 실려 있다. 당시 다방이 지닌 아우라를 표현한 시였는데, 아래와 같이 시작한다.바다없는 항해에 피곤한무리들 모여드는다방은 거리의 항구인용에서 시인은 다방을 고단한 삶의 여정에 지친 무리들이 모여드는 항구에 비유하고 있다. 이어지는 부분에서는 주머니를 턴 커피 한 잔에 고달픈 생각을 위로하는 공간이라고도 한다. 시에 나타난 것처럼 당시 다방은 한편으로 암울한 굴레와도 같았던..

유물과의 대화 2024.07.01

[근대 문화의 기록장 ‘종로 모던’] 3·1운동 이후 도서관 설립 확산

1920년 취운정에 경성 첫 도서관…유길준 ‘서유견문’ 낳았다중앙선데이입력 2024.06.15 00:20업데이트 2024.06.15 06:29[근대 문화의 기록장 ‘종로 모던’]  3·1운동 이후 도서관 설립 확산 집옥재와 팔우정. 왼쪽에는 서고인 팔우정, 오른쪽에는 이층 복도로 연결된 경복궁 집옥재가 있다. 집옥재는 현재도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작은도서관으로 운영 중이다. [사진 국립민속박물관]지식은 인류의 오랜 삶 속 경륜으로 쌓이고 또 쌓인다. 급기야 인쇄술의 발전을 거쳐 책으로도 긴 축적의 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그 지식은 권력을 쥐거나 그에 가까웠던 계층의 전유물과 다름없었다. 근대는 그런 두텁게 쌓인 인류 지식의 접변(接邊)이 일반인에게 널리 퍼지는 과정과 함께 닥친다. 그 매개는 바로 ‘..

유물과의 대화 2024.06.22

“역사가 없으면 민족도 없다” 민족사학 개척한 임정 대통령

“역사가 없으면 민족도 없다” 민족사학 개척한 임정 대통령중앙선데이입력 2024.06.08 00:38 [김석동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인물 탐구]  ⑤ 백암(白巖) 박은식독립운동가이자 대한민국 임시정부 2대 대통령을 역임한 박은식 선생의 초상화. [중앙포토]“민족이 있은 뒤에야 역사가 있다. 그러나 역사가 없으면 민족도 없다. 왜냐하면 역사는 민족의 정신이기 때문이다.” 언론인이자 독립운동가이며 민족주의사학을 개척한 박은식 선생이 1911년 ‘대동고대사론’에서 쓴 글이다.1859년 황해도 황주에서 서당 훈장의 막내아들로 태어난 선생은 10세 때부터 7년간 서당에서 공부했고, 17세에 고향을 떠나 두루 다니며 교류의 폭을 넓혔다. 이때 이웃 안악군에 사는 안중근의 부친 안태훈과도 교분을 쌓았는데 이 두 사..

유물과의 대화 2024.06.10

용문산 대첩

[신문은 선생님] [뉴스 속의 한국사] 6·25 전쟁 때 중공군 총공세 막아낸 '현대판 살수대첩'용문산 대첩유석재 기자기획·구성=오주비 기자입력 2024.05.30. 11:20업데이트 2024.05.30. 11:21                                                                강원도 화천군에서 바라본 파로호. /장련성 기자 강원특별자치도 화천군과 양구군에 걸쳐 있는 ‘파로호(破虜湖)’라는 호수가 있어요. 많은 사람이 방문해 수상 레저를 즐기거나 한반도 모양 인공 섬을 찾기도 하죠. ‘이름이 참 예쁜 호수인데 풍광도 좋다’고 하는 사람이 많아요. 그런데 이곳은 인공 호수랍니다.1944년 일제가 수력발전을 위해서 화천댐을 지었고, 그래서 만들어진 이 호수는..

유물과의 대화 2024.05.30

찬란한 꿈을 잇는 덕수궁 돈덕전

[윤주의 이제는 국가유산] [2] 찬란한 꿈을 잇는 덕수궁 돈덕전윤주 한국지역문화생태연구소 소장입력 2024.05.22. 23:50업데이트 2024.05.23. 00:28                                                                   서울 중구 덕수궁 돈덕전 전경./박상훈 기자계절의 여왕 오월에 돋보이는 곳이 있다. 덕수궁 돈덕전이다. 푸릇한 잎이 돋아난 노거수와 어우러진 프랑스풍 외관이 아름답다. 화려해 보이기만 한 모습이지만, 일제에 의해 훼철되어 사라졌다가 2023년 100여 년 만에 재건된 건물이다. 붉은 벽돌 옥빛 오얏꽃 무늬에 찬연한 슬픔도 묻어난다.돈덕전은 1902~1903년 지은 대한제국의 건물이었다. 고종 즉위 40주년을 경축하고, ..

유물과의 대화 2024.05.23

괘불: 조선 불교의 ‘재미’

[신문은 선생님] [뉴스 속의 한국사] 야외 법회 때 거는 초대형 부처 그림… 불교 대중화 이끌었죠괘불: 조선 불교의 ‘재미’유석재 기자기획·구성=오주비 기자  ‘부처님오신날’을 사흘 앞둔 지난 12일에 열린 연등놀이 행사에서 ‘뉴진’이란 법명을 가져 ‘뉴진스님’으로 불리는 개그맨 윤성호씨가 신나는 불교 음악으로 디제잉 공연을 선보이고 있어요. /뉴시스 요즘 “불교가 힙해졌다”는 말이 나오고 있어요. ‘힙하다’는 것은 ‘고유한 개성과 감각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최신 유행에 밝고 신선하다’는 뜻이라고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은 설명합니다. 영단어 ‘힙’(hip)은 유행에 밝다는 뜻입니다.‘힙한 불교’의 대표적인 예로 소개되는 것이 바로 ‘뉴진스님’의 디제잉 공연이죠. 디제잉은 디제이가 음악을 틀어 놓고 음반의..

유물과의 대화 2024.05.16

하늘 아래 첫 부처

하늘 아래 첫 부처중앙선데이입력 2024.05.11 00:59업데이트 2024.05.11 06:51 김상선 기자   WIDE  SHOT와이드샷WIDE SHOT 다른 기사이전 성불하는 꽃 지화전남 영암군 월출산 마애여래좌상이 아침 안개와 신록 사이로 얼굴을 드러냅니다. 2시간 남짓 산길을 걸어야 만나는 마애여래좌상은 통일신라 시대 때 만들어졌으며 우리나라 국보 중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해발 600m 높이에서 1000여 년 긴 시간 동안 산 아래 속세를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영암군과 월출산국립공원은 편도 5㎞의 ‘하늘 아래 첫 부처길’을 개통했는데 땅에서 가장 멀고,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마애여래좌상을 등산객들이 보다 쉽게 만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랍니다. 불기 2568년 부처..

유물과의 대화 2024.05.11

사라진 판소리 일곱 마당

[얼씨구 국악]양반이 즐기면서 지배층 풍자하는 이야기들 사라졌죠입력 : 2024.04.25 03:30  사라진 판소리 일곱 마당▲ 조선시대 판소리 명창으로 꼽히는 모흥갑이 판소리를 하고 있는 모습이 그려진 그림. /서울대학교박물관'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장림 깊은 골로 대한 짐승이 내려온다.' 가사만 봐도 익숙한 멜로디가 떠오를 거예요. 밴드 이날치의 노래 '범 내려온다'의 일부분이에요. 이 노래는 사실 판소리 '수궁가'에서 호랑이가 기세등등하게 내려오는 대목을 바탕으로 만든 창작 국악이에요. 판소리는 조선 시대 후기, 숙종(재위 1674~1720) 무렵 서민들이 지배층에 저항하는 마음을 담아 만들어 즐기던 노래인데요. 수궁가를 비롯하여 '심청가' '흥보가' '적벽가' '춘향가' 등 다섯 곡이 판..

유물과의 대화 2024.04.25

무악재 안산과 이괄의 난

진압군 얕본 이괄, 안산의 바람 방향 바뀌자 패퇴 중앙일보 입력 2024.04.19 00:30 업데이트 2024.04.19 00:32 무악재 안산과 이괄의 난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할 수 있었던 건 위화도에서 회군해서다. 회군이 조선 건국에 있어 이처럼 중요한 전환점이었기에 건국의 주역들이 개국의 정당성을 아무리 미화해도 조선은 반란으로 세워진 나라임이 분명하다. 그래서인지 조선 왕조 600년 동안 반란이 여러 차례 있었다. 그중에서 두 개가 성공했는데 연산군을 폐위시킨 중종반정과 광해군을 쫓아낸 인조반정이다. 반란이 성공하면 반정(反正), 즉 바른 상태로 돌아가는 일이지만 실패하면 역적의 난이 된다. 그런데 실패한 반란 중에서 거의 성공할뻔한 게 있었는데, 인조 2년(1624)에 일어난 이괄(李适, 15..

유물과의 대화 2024.04.19

누가 궁예를 왜곡하는 소리를 내었는가?

[유석재의 돌발史전] 누가 궁예를 왜곡하는 소리를 내었는가? 유석재 기자 입력 2024.04.05. 00:00 유석재의 돌발史전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79194 드라마 '태조 왕건'에서 궁예(배우 김영철)가 신하들이 모인 자리에서 관심법을 쓰다 누군가 기침을 하자, "누가 기침 소리를 내었는가?"라며 꾸짖는 장면. /KBS 유튜브 얼마 전 유튜브를 보니 또 KBS 채널에서 ‘태조 왕건’ 전편을 스트리밍해 주고 있었습니다. 방영된 지 20년도 훨씬 넘게 지난 이 드라마에서 여전히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는 대사는 주인공인 왕건의 것이 아닙니다. 드라마 전반부의 실질적인 주인공에 가깝게 비중이 큰 인물, 바로 궁예(김영철)의 “지금 누가 기..

유물과의 대화 2024.04.05

경주 '동궁과 월지'(안압지)

[뉴스 속의 한국사] 신라 전성기 때 만든 '왕실 정원'… 둘레 1㎞ 인공 호수도 입력 : 2024.03.21 03:30 경주 '동궁과 월지'(안압지) ▲ 신라 전성기에 만들어진 궁궐 유적 '동궁과 월지'의 야경. /경상북도 국립경주박물관은 오는 8월 31일까지 '안압지의 추억, 내 기억 속 월지'라는 제목으로 사진 공모전을 연다고 합니다. '안압지'가 어디일까요? 정작 경주에 가면 그 이름이 적힌 표지판을 찾기 쉽지 않습니다. 지금은 정식 명칭이 '동궁(東宮)과 월지(月池)'로 바뀌었기 때문이죠. 예전에는 이곳을 오래도록 '안압지(雁鴨池)'라고 불렀습니다. 요즘엔 야경이 아름다운 촬영 명소로 꼽히고 있어요. 바다 같은 인공 호수를 만들다 경북 경주시 인왕동에 있는 '동궁과 월지'는 신라 전성기에 만든 ..

유물과의 대화 2024.03.21

서울 안국동 윤보선 가옥 100년사

100년 역사가 흘러온 안국동 8-1번지, 나는 집이다 [박종인 기자의 ‘흔적’] [아무튼, 주말] 서울 안국동 윤보선 가옥 100년사 박종인 기자 입력 2024.03.16. 03:00업데이트 2024.03.17. 14:44 서울 종로구 안국동 8-1번지 윤보선 가옥 사랑채. 1870년대 여흥민씨 민영주가 처음 만든 이래 1970년대까지 구한말~대한민국 주요 사건 주역들이 살았던 공간이다. 오른쪽 향나무는 정보과 형사 눈을 피하려는 가림막이고 앞의 연못가는 민주화 가족들이 모였던 곳이다. /박종인 기자. 서울 종로구 안국동 8-1번지에 큰 집이 있다. 집 이름은 ‘윤보선 가옥’이다. 도로명 주소는 ‘윤보선길62′이다. 윤보선 전 대통령이 살던 집이다. 지금은 아들 윤상구가 살고 있다. 국가 사적이다. 구..

유물과의 대화 2024.03.18

문화재청, 빈궁·후궁 처소 ‘경복궁 영훈당’ 복원한다

문화재청, 빈궁·후궁 처소 ‘경복궁 영훈당’ 복원한다 문화일보 입력 2024-03-13 11:52 경복궁 영훈당 권역의 복원 예시 조감도. 후궁 공간인 함화당, 집경당에 인접했다. 문화재청 제공 165억원 투입 2027년까지 “궁능 고유가치 보존에 노력” 문화재청이 빈궁과 후궁의 처소로 사용됐던 경복궁 영훈당 복원사업에 본격 착수한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13일 2027년까지 165억 원을 투입해 영훈당 등 건물 7개동, 우물·담장 등 주변 시설을 복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향기가 영원히 이어진다는 뜻의 영훈당(永薰堂)은 고종 때 역시 후궁 처소인 흥복전과 함께 지어졌으나 일제강점기인 1910년대 일제에 의해 소실됐다. 앞서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은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실시한 발굴 조사를 ..

유물과의 대화 2024.03.13

지우다 못해 조작까지 해서 없애버리는 이승만의 흔적

지우다 못해 조작까지 해서 없애버리는 이승만의 흔적 [박종인의 ‘흔적’] [아무튼, 주말] 건국 대통령을 조작한 흔적들 박종인 기자 입력 2024.02.17. 03:00업데이트 2024.02.17. 09:33 이승만 초대 대통령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이 흥행 바람을 타면서 이승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전국 팔도에 걸쳐 있는 이승만의 흔적은 일찌감치 지워진 지 오래다. ‘독재자 이승만’이라는 일방적인 평가가 일반 대중에게 너무 강렬한 탓이다. 게다가 이승만을 비판하기 위해 사료를 조작하는 사례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오늘 ‘흔적’은 ‘지워지고 조작되는 이승만의 흔적’ 이야기다. 경상남도 창원시에 있는 충무공 이순신 동상. 전쟁 중인 1952년 4월 13일 건립된 1호 충무공 상..

유물과의 대화 2024.02.17

서울 다녀온 증거였던 우미관, 첫 한국영화 상영한 단성사

서울 다녀온 증거였던 우미관, 첫 한국영화 상영한 단성사 중앙선데이 입력 2024.02.03 00:20 업데이트 2024.02.03 02:5 [근대 문화의 기록장 ‘종로 모던’] K무비의 성지 1907년 설립된 단성사. 1918년 활동사진관으로 재개관했다. [사진 서울역사박물관] 한국 영화가 탄생하고 발전한 거점은 종로였다. 2019년 (사)한국영화인총연합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영화진흥위원회 등이 후원하는 한국영화 탄생 100주년 기념 ‘제57회 영화의 날’이 성황리에 열렸다. 한국 ‘영화의 날’(10월 27일. 1962년 제정)과 ‘한국영화 탄생 100주년’은 1919년 10월 27일 종로 묘동(종로 3가) 단성사에서 상연한 활동연쇄극 ‘의리적 구토’를 기준으로 한다. “조선의 활동 연쇄극이 없어..

유물과의 대화 2024.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