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유물과의 대화 303

신라 황룡사 창건 수수께끼

왜 궁궐로 짓다가 절이 됐을까…마침내 풀린 신라 황룡사 창건 수수께끼 한겨레 등록 :2020-08-24 04:59수정 :2020-08-24 07:34 노형석의 시사문화재 1970년대 찍은 경주 황룡사터 건물터 발굴 현장. 문화재관리국이 조사단을 꾸려 1976년부터 1984년까지 2만평 넘는 대사원터를 발굴조사한 것은 국내 고고발굴사상 전례 없는 대역사였다. 왜 궁궐로 짓다가 거대한 절이 됐을까. 신라 천년 도읍 경주의 옛 도심 구황동에 2만평 넘는 터만 남긴 채 사라진 거대사원 황룡사 유적을 답사할 때마다 떠올리게 되는 의문이다. 황룡사는 한반도 역사에 등장한 역대 불교 사찰들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던 절이다. 백제 장인 아비지가 세운 80m를 넘는 목탑과 본존불 장륙존상, 화가 솔거의 벽화로 유..

유물과의 대화 2020.08.24

의인 박태보

[박종인의 땅의 歷史] 몸을 두루 인두로 지졌으나, 박태보는 의연하였다 조선일보 입력 2020.08.12 03:12 | 수정 2020.08.12 09:30 [224] 조선형벌잔혹사 ②온갖 고문 다 당하고도 의연했던 의인 박태보 이미지 크게보기경기도 의정부에 있는 박태보 묘. 긴 장마 속에 무덤 앞에는 분홍색 무릇꽃 몇 줄기가 솟아올라 있다. 묘는 아버지 서계 박세당 고택 안에 있다. 박태보는 1689년 숙종이 희빈 장씨 아들을 적장자로 삼고 왕비 민씨를 폐하려 하자 이에 반대하는 상소를 대표집필했다. 이에 숙종은 상소를 올린 서인들을 친국하며 박태보에게 심한 고문을 가했다. 압슬형과 낙형과 장형으로 만신창이가 됐지만 박태보는 오히려 "망국적인 일을 하지 마시라"며 질책했다. 사형을 면하고 유배를 떠난 박..

유물과의 대화 2020.08.12

아파트에 위협받는 유네스코 조선왕릉

아파트에 위협받는 유네스코 조선왕릉 입력 2020.08.09 05:58 [주간조선] 서울 노원구 공릉동의 태릉골프장 맞은편에 있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태릉’. photo 이동훈 지난 8월 4일,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에 아파트를 신규 공급하는 계획을 앞세운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8·4대책)이 발표되면서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 훼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국방부, 서울시 등 관계 기관 합동으로 아파트 1만가구를 짓겠다고 발표한 태릉골프장 바로 앞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태릉(泰陵)과 강릉(康陵)이 자리하고 있다. 태릉과 강릉을 비롯해 국내 18개 지역에 산재한 조선왕릉 40기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스페인 세비야 총회에서 유네..

유물과의 대화 2020.08.10

조선 형벌 잔혹사

[박종인의 땅의 歷史] "판결 따위 필요 없다, 그냥 죽여라" 조선일보 입력 2020.08.05 03:14 | 수정 2020.08.05 14:22 조선 형벌 잔혹사 ①무법천하 막장정치 영조-노론 연합정권 이미지 크게보기19세기 말~20세기 초 한성에서 촬영된 태형 장면(왼쪽). 조선은 죄가 확정된 기결수에 대한 형 집행은 물론 조사 중인 미결수에게도 형을 가하는 고문이 적법했다. 그가운데 막대를 다리 사이에 끼워 부러뜨리는 주리 틀기는 죄수가 죽거나, 살아도 걷지 못하는 참혹한 고문이었다. 영조 때 포도청의 주리 틀기를 금했지만 주리 틀기는 다른 관청에서는 다른 형태로 조선 망국 때까지 시행됐다. 위 그림은 구한 말 화가 김준근이 그린 '주리 틀고'. /미국 라파예트 컬리지 컬렉션·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박..

유물과의 대화 2020.08.05

부처님 호위대 ‘팔부중상’ 석탑마다 새겨진 까닭은

부처님 호위대 ‘팔부중상’ 석탑마다 새겨진 까닭은… 한겨레 등록 :2002-07-11 00:00 사천왕 여덟 부하 문양, 신라 불교미술 독창성 보여줘 /1층 탑신 수호의 상징이지만 탑마다 도상 배치순서·모양 달라, 선림원터 발굴 10돌 학술대회 열띤 토론 우리 전통조각의 역사에서 최고의 제재는 무엇일까. 단연 부처님이 꼽히지만 미술사학자들은 스타급 조연을 하나 덧붙이곤 한다. 부처님을 사방에서 수호하거나 설법을 듣는 청중을 상징하는 사천왕의 직속부하 여덟분을 일컫는 ‘팔부중상’(혹은 ‘팔부신장’)이다. 지금은 낯설지만 제각기 독특한 복식과 기구를 든 팔부중상의 여덟 문양은 선조들의 각별한 사랑을 받아 석굴암 전실 조각을 비롯해 숱한 석탑과 불화 등에 등장한다. 중국과 일본 조각 등에는 별로 없어 전통조각..

유물과의 대화 2020.07.31

폭군에 대처한 네 가지 자세 ②

[박종인의 땅의 歷史] "간신을 몽둥이로 죽이고 관을 깨뜨려 목을 또 베었다" 조선일보 박종인 선임기자 입력 2020.07.29 03:13 | 수정 2020.07.29 11:29 [222] 폭군에 대처한 네 가지 자세 ②/끝 - 간신 임사홍과 의로운 내시 김처선 이미지 크게보기경기도 여주군 여주읍 능현리 산 25-5번지 일대는 풍천 임씨 선산이다. 고종 왕비 민씨 생가 부근이다. 성종~연산군 때 관료 임사홍도 여기에 묻혀 있다. 총명하고 정의로웠던 젊은 관료 임사홍은 길고 긴 재야 생활 끝에 폭군 연산군의 혀처럼 행동하는 간신으로 변신했다. 중종반정이 벌어진 1506년 9월 2일 임사홍은 몽둥이로 격살됐다. 그달 26일 반정 세력은 임사홍 관을 부수고 또 한번 그 목을 베어버렸다. 파괴를 면한 묘 앞에 ..

유물과의 대화 2020.07.29

"신하는 임금이 아니라 의를 따르는 것이다"

[박종인의 땅의 歷史] "신하는 임금이 아니라 의를 따르는 것이다" 조선일보 입력 2020.07.22 03:13 | 수정 2020.07.22 10:22 [221] 폭정에 대처한 네 가지 자세 ①시인 어무적과 대사간 류헌 이미지 크게보기경복궁 근정전. 경복궁은 임진왜란에 불에 탈 때까지 조선 왕국의 법궁으로 사용되던 궁궐이다. 연산군은 이 궁궐에서 사치와 방탕과 여색을 누리며 살았다. 그 폭정으로 인해 백성 삶은 도탄에 빠졌다. 왕권을 감시해야 할 삼사(三司: 홍문관·사헌부·사간원)는 연산군에 의해 일찌감치 입이 닫힌 상태였다. 시인 어무적은 그 암울한 시대를 날카로운 언어로 고발했고, 곧은 사내 류헌은 끝까지 고개를 숙이지 않다가 허망하게 생을 마감했다. 사진은 코로나19 역병 창궐 전인 올해 봄에 촬영..

유물과의 대화 2020.07.22

신규 국보·보물

우리가 평생 보존해야 할 소중한 신규 국보·보물 한 곳에서 만난다 이기림 기자 입력 2020.07.20. 09:00 댓글 5개 특별전 '새 보물 납시었네, 신국보보물전 2017~2019' 9월27일까지 국보 제325호 '기사계첩', 조선 1719~1720년, 국립중앙박물관 소장.(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사상 최대 규모의 국보 보물 공개 전시가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과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오는 21일부터 9월27일까지 특별전 '새 보물 납시었네, 신국보보물전 2017~2019'를 공동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지정된 국보·보물 157건 중 이동이 어려운 건축 문화재와 중량이 무거운 문화재 등을..

유물과의 대화 2020.07.20

그 많던 절들은 어디로 다 가버렸을까

[박종인의 땅의 歷史] 그 그 많던 절들은 어디로 다 가버렸을까 조선일보 입력 2020.06.23 03:14 | 수정 2020.06.23 11:24 [217] 조선 불교 탄압 전말사 강원도 원주에 있는 거돈사지. 고려 왕찰이었던 거돈사는 임진왜란을 전후해 폐허가 됐다. 전란 탓도 있지만 축대가 온전하고 불상들 목이 달아난 흔적으로 미뤄볼 때 누군가가 고의로 파괴한 부분도 보인다. 서울 원각사, 양주 회암사는 성리학 세력에 의해 사라진 대표적인 사찰이다. 부패한 불교 세력을 무너뜨리고 새 왕조를 세운 조선 사대부는 조선 말까지 불교 말살을 기도했다. 이들은 승려들을 '무위도식하는 자'로 비난하는 동시에 '의승(義僧)'이라 부르며 산성 축성, 왕릉 공사, 종이 제작, 시신 매장 같은 부역에 강제로 동원했다...

유물과의 대화 2020.07.06

경주 석조미륵여래삼존상 보물 지정

'신라 7세기 대표조각' 경주 석조미륵여래삼존상 보물 지정한다 이기림 기자 입력 2020.07.01. 15:10 수정 2020.07.01. 15:14 댓글 1개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신라 7세기를 대표하는 조각 중 하나로 꼽히는 '경주 남산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을 비롯해 5건에 대해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경주 남산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은 경주 남산 장창곡의 정상부근 석실에 있던 불상이다. '합천 해인사 원당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 및 복장유물'은 해인사 경내 부속 암자인 원당암의 보광전에 봉안된 삼존불상과 이곳에서 발견된 복장유물을 말한다. 문화재청, 불교 문화재 5건 보물 지정 예고 경주 남산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문화재청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문화재청(..

유물과의 대화 2020.07.01

1624년 이괄의 난

[박종인의 땅의 歷史] "나에게 팥죽을 쒀준 저 유생을 금부도사로 임명하노라" 조선일보입력 2020.06.09 03:10 | 수정 2020.06.09 10:09 [216] 1624년 이괄의 난과 인조의 황당한 도주행각 참으로 정신없는 정권 초기였다. 벼르고 벼른 끝에 현직 왕을 폭군으로 몰아 쿠데타에 성공했으나 이어 터진 것은 쿠데타 동지의 반란이었다. 어제까지 동지였던 반정 공신은 스스로 왕이 되고자 칼을 들었고 왕은 도주했다. 도주하며 듣도 보도 못한 지역 유생을 금부도사로 임명했다. 굶주린 자기에게 죽을 쒀 배를 불려줬다고. 엉망진창 논공행상, 엉망진창 국정. 조선 16대 국왕 인조와 이괄의 난 이야기다. 반란, 그릇된 논공행상, 또 반란 1624년 1월 24일 평안병사 겸 조선군 부원수 이괄이 반..

유물과의 대화 2020.06.10

삼전도비

[장세정 논설위원이 간다] 555m 롯데월드타워 옆 3.95m 삼전도비 '패권 싸움 흑역사' [중앙일보] 입력 2020.06.08 00:42 수정 2020.06.08 10:10 |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공원에 세워진 삼전도비(3.95m). 조선시대 청나라에 항복한 굴욕의 역사를 상징한다. 불과 100여m 거리에 롯데월드타워(555m)가 치솟아 있다. 중국몽과 신중화주의를 앞세운 중국은 사드를 핑계 삼아 한국 측에 부당한 보복을 가했다. 사드 기지를 제공한 롯데는 큰 보복을 당했다. 장세정 기자 충북 괴산 만동묘는 임진왜란 때 조선을 도운 명나라 황제(신종 만력제)와 마지막 황제(의종 숭정제)를 제사 지내는 사당이다. 조선시대 친명 사대주의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장세정 기자 지정학이 초래하는 구조적 비극은..

유물과의 대화 2020.06.08

소현세자 부부의 일생 ③강빈의 저주와 김홍욱의 기개

[박종인의 땅의 歷史] "나 죽으면 눈알을 빼서 문루에 걸어라. 망국 꼬라지를 보리라" 조선일보 박종인 선임기자입력 2020.05.26 03:14 | 수정 2020.05.26 10:57 [214] 소현세자 부부의 일생 ③강빈의 저주와 김홍욱의 기개 소현세자 사망 두 달 뒤 봉림대군 세자로 책봉 인조, 강빈과 주변 인물 제거… '강빈'은 언급 못 할 금기 효종 5년 극심한 가뭄에 "뭐든 말해도 좋다" 교지 황해감사 김홍욱 "가뭄은 강빈의 恨" 상소 곤장 맞고 죽으며 "내 눈알을 문루에 걸라… 나라 망하는 꼴 보겠다" 서인 세력, 줄기차게 김홍욱 복권 요구 효종 8년 송시열 상소 "8년 동안 나라 개판 됐다" "김홍욱 복권하라" 서인 협력 필요한 효종 결국 굴복하고 협조 2년 뒤 효종 죽으며 완성된 서인 세..

유물과의 대화 2020.06.01

소현세자

"이 책들을 들고 조선으로 돌아가면 모두가 놀랄 것이다" 조선일보 박종인 선임기자 입력 2020.05.12 03:13 | 수정 2020.05.13 13:52 [박종인의 땅의 歷史 - 212] 극적이고 불우했던 소현세자 부부의 일생 ① 병자호란 막바지에 볼모를 자청한 소현세자 8년 볼모 생활 동안 피로인 속환… 농장 경영… 전쟁터에서 현실 목격, 새로운 세상 느껴 선교사 아담 샬 책 선물 "조선이 놀랄 것"이라며 부푼 기대 안고 귀국… 조정 반응은 냉담 아버지 인조 "학문은 팽개치고 재물만 탐한 놈"… 두 달 뒤 의문사 "각자 진중하라." 1637년 정축년 1월 22일 아버지 인조와 함께 남한산성에 있던 세자가 선언했다. "누가 나라 운명을 굳건히 하겠는가. 나는 동생과 아들이 종사를 받들 수 있으니 내가..

유물과의 대화 2020.05.13

실학자 홍대용

[박종인의 땅의 歷史] "중화와 오랑캐 모두 사람인데 어찌 구분이 있겠는가" 조선일보 박종인 선임기자 입력 2020.04.28 03:14 | 수정 2020.04.28 09:49 [210] 反중화파 실학자 홍대용과 주춧돌만 남은 그 집터 실학 북학파 선구 홍대용, 청나라 연경 여행하며 폐쇄적인 중화주의에 반기 "청나라 선비들은 조선의 주자 맹신론을 후련하게 씻어버렸다" "중화와 오랑캐는 같다" "공자가 조선에 살았다면 조선 춘추를 썼을 것" 혁명적 주장 담은 문집 '담헌서', 사후 156년 지난 1939년 출판… 사상도 전파 안 돼 1834년 일본 장인 구니토모, 망원경으로 일식 관찰 1869년 일식날 새벽 고종 하늘에 "용서를" 제사 충청남도 천안시 수신면에 있는 한 집터 주인 이야기다. 주인 이름은 홍..

유물과의 대화 2020.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