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발 11
― 나들이
한 사람은 부끄러워서
한 사람은 어색해서
평생 손 마주 잡지 못했다
오늘은 고샅길 지나
꽃구경 간다
날마다 지게 지고
소쿠리 이고
다니던 산길에
산수유도 피고
매화도 활짝 얼굴을 폈다
허리도 굽고
다리 힘도 없고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손 꼭 잡았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부끄러움도 없이
어색함도 없이
한 그루 꽃나무로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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