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 선재(善財)길
어디에 닿을지 뻔히 알면서도
길을 묻는다
어느 사람은 비로(毘)로 가는 중이라고 했고
어느 사람은 내세(來世)로 가는 길이라고 했다
혼자 걸으면 나에게 던지는 질문의 목소리를 벗할 수 있고
여럿이 걸으면 푸른 하늘이 팔랑거리는 빨랫줄처럼
출렁거리는 손길을 마주잡을 수 있다
무심하게 지나치는 전나무들
도저히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냇물이
이십 리 길인데
선지식(善知識)을 멀리 찾는 어리석음으로 이미 저녁이다
어느 사람은 오르는 길이 마땅하다 하고
어느 사람은 내려가는 길이 가볍다 하였다
아무렴 어때!
오대산 선재길은
내가 만든
내 마음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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