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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규홍의 나무편지

수국과 모감주나무 꽃이 더 아름답게 지켜주는 이 여름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0. 7. 27. 11:35

[나무를 찾아서] 수국과 모감주나무 꽃이 더 아름답게 지켜주는 이 여름

길가에 모감주나무 꽃이 피었습니다. 곳곳이 노란 모감주나무 꽃차례가 화려합니다. 온갖 빛깔의 꽃도 초록 잎의 무성함을 당하지 못한다는 녹음방초승화시(綠陰芳草勝花時)의 계절이지만, 샛노란 빛깔로 무성하게 피어난 모감주나무 꽃차례가 싱그러움은 예외입니다. 오래 가는 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앞으로 며칠 동안은 한여름에 들어섰음을 알려주는 상징으로 우리 곁을 환하게 밝힐 겁니다. 사계절 어느 때라도 우리 곁을 지켜주는 아름다운 꽃들이 있어서 이 땅의 어디에서라도 걸음은 늘 즐겁고 상큼합니다.

○ 가을 바람 솔솔 불어올 때까지 피어있을 탐스러운 꽃차례 ○

장맛비가 잠시 주춤하는 사이에 천리포 바닷가 숲에 다녀왔습니다. 지금은 수국 꽃 천지입니다. 참 다양한 빛깔일 뿐 아니라, 모양도 천차만별입니다. 세상의 모든 생명이 그러하지만 자세히 오래 바라보면 그들의 미묘한 차이에 숨어있던 신비로운 아름다움이 가만가만 드러납니다. 여름에 만나는 여러 종류의 꽃 가운데 가장 긴 개화기를 가지는 종류의 하나인 수국은 여름 지나고 가을 바람 솔솔 불어오는 때까지 우리 곁에 머무를 겁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차츰 빛깔과 모양을 바꾸어가는 수국의 모습을 기대하게 됩니다.

여름을 가리키는 소서 대서가 다 지났고 다음 절기는 입추입니다. 하지만, 내일은 더위가 가장 기승을 부리는 중복이고, 다음 달 15일이 말복입니다. 장맛비 때문에 무더위가 심하지 않았지만, 장마 지나고 다가올 무더위가 혹심할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더위에 기력 잃지 말아야 할 때입니다. 봄을 빼앗긴 채 화들짝 맞이한 여름이기에 더 그렇습니다. 수국을 비롯해 무궁화 배롱나무와 같이 우리 곁에 흔하게 피어나는 여름 꽃들 곁에 잠시 멈춰서서 기력 충전하시기 바랍니다.

○ 이 즈음 시작해서 가을 지날 때까지 피어나는 목련 꽃 ○

아! 수국 꽃이 눈길을 모으는 와중에 조용조용 피어난 목련 꽃이 있습니다. 미국인들이 그토록 좋아한다는 목련인 ‘태산목’의 품종 ‘리틀젬 태산목’입니다. 태산목이 이 즈음에 탐스러운 꽃을 피우지만 곧 시들어 떨어지는 게 아쉬워 새로 선발한 품종입니다. 리틀젬 태산목은 그래서 이 즈음부터 가을 지나 겨울에 들어서는 때까지 꽃을 보여줍니다. 잠시여도 숲에서의 시간은 다음 시간을 위한 충전의 시간이 됩니다. 멀리 떠나지 않는다 해도 집 근처의 꽃이라도 찾아보아야 할 이유입니다.

봄부터 이어진 고약한 질병 사태는 지루하게 이어집니다. 긴 멈춤의 시간에서 얻은 예방과 통제 방식을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이제 길게 멈추었던 일들을 하나 둘 일으킬 시간입니다. 2월 뒤로 중단되었던 나무강좌도 하나 둘 다시 시작하는 중입니다. 두어 주 전에 어느 국립공원의 시민대학 강좌는 꼭 다섯 달만의 나무강좌였습니다. 다달이 이어가던 가톨릭문화원에서의 강좌도 시작했습니다. 부천 상동도서관의 ‘나무강좌-36회’는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했지만 곧 함께 만날 수 있는 날이 다가오겠지요.

곁에 살아있는 나무들을 한번 더 바라보며, 이 여름을 더 건강하게 보내는 것이 바로 우리가 더 빨리 함께 만나서 손 잡고 숲을 거닐 수 있는 바른 길이 될 겁니다.

고맙습니다.

- 무더위 속에서도 꽃들처럼 싱그럽고 건강하시기를 희망하며 7월 27일 아침에 ……
솔숲(http://solsup.com)에서 고규홍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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