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에 흔들리지 않았던 분"..제주 문학인들 故 현길언 추모
강정만 입력 2020.03.11. 20:06
제주 출신 원로 소설가 현길언 전 한양대 국제문화대학 한국언어문학과 교수가 지난 10일 80세를 일기로 서울에서 별세했다는 소식을 접한 11일, 고향인 제주 도내에서도 문학인을 중심으로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다.
현 교수는 고향이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로 오현고를 나와 신성여고 교사, 제주대 국문과 교수, 한양대 국제문화대학 한국언어문학과 교수로 16년 간 재직하며 소설이론·창작 등을 가르치며 후진 양성에 힘썼다.
[제주=뉴시스] 강정만 기자 = 제주 출신 원로 소설가 현길언 전 한양대 국제문화대학 한국언어문학과 교수가 지난 10일 80세를 일기로 서울에서 별세했다는 소식을 접한 11일, 고향인 제주 도내에서도 문학인을 중심으로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다.
도내 문인들은 평소 조용하면서도 강단이 있었던 고인을 회고하며 그가 썼던 소설 속의 이야기들을 꺼내 다시 한 번 고인의 문학세계를 조명해보며 그의 타계를 추도했다.
현 교수는 고향이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로 오현고를 나와 신성여고 교사, 제주대 국문과 교수, 한양대 국제문화대학 한국언어문학과 교수로 16년 간 재직하며 소설이론·창작 등을 가르치며 후진 양성에 힘썼다.
그는 소설 속에서 제주 고향을 배경으로 체험했던 4·3사건 비극의 원인을 ‘민중 항쟁’으로 그려내고 있던 시대에 맞서 반대시각에서 풀어내 주목을 받았다. 대부분 ‘억울한 죽음’을 그리고 있는 반면 고인은 ‘무고한 죽음’을 증언하는데 필력을 모아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원로 시인 한기팔씨는 “고인은 섬세한 성품으로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오직 제 고집대로 글을 쓰는 분이었다“며 “살아계셔서 더 좋은 작품들을 후진들에게 보여줘야 했는데 안타깝다”고 추모했다.
소설가 김석희씨는 “고인은 제주 섬 출신이라는 한계를 혼자서 극복하면서 중앙문단에서도 대단한 활동을 했던, 내가 존경하는 사람이다”며 “생전에 4·3과 관련, 시각차이로 일부 단체들과 화해를 못한 채 돌아가셔서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고인의 고향 마을 현승민 이장은 “비록 몇 십 년 전 우리 마을을 떠났어도 언제나 고향을 생각한다고 하시던 큰 어른이 돌아가셔서 비통하다”며 “작가의 길에서 이룬 고인의 업적은 고향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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