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파된 상태로 6층 일부까지만 남아 있던 서탑은 1915년 일본인들이 콘크리트를 씌워 간신히 붕괴를 면해왔다. 2001년 전면적인 보수정비를 위해 해체를 시작해 10년만에 완료했다. 이 과정에서 건축·보존과학·고고학·미술사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연구가 진행되었다. 다시 쌓는 공사는 2013년 착수돼 현재 신중에 신중을 더한 절차가 진행 중이다. 공사의 원칙은 추론에 의한 복원이 되지 않도록 6층까지만 쌓고, 원래의 석재를 최대한 활용하며, 과정을 정밀하게 기록하고 자료화하는 것이다.
사진은 판축다짐(기초토층) 위에 초석과 기둥을 가조립한 상태다. 시공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구조적 안정성을 사전 검토하는 단계다. 이런 절차를 거쳐 미륵사탑은 2017년에 견고하고 고풍스런 모습으로 재탄생한다. 작은 사진은 ①1910년경의 미륵사탑, ②해체 전, ③보수정비가 끝난 뒤의 상상도.
사진·글=최정동 기자 choi.jeongd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