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그리움의저수지엔물길이 없디2001

자작 나무 한 그루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2. 12. 14. 15:29

자작 나무 한 그루 / 나호열

 

자작나무 한 그루 내게로 왔다

허공에 매달린 채

발목을 자꾸 내게로 밀어 넣으며

아직도 얼음 아삭거리는 하늘과

예쁜 몇 마리 새도 데리고 왔다

마흔 몇 해를 살았다고

돌보다 단단한 어둠의 나이테를

속살까지 보여준다

지금 나는 이야기 책 한 권 분량의

자작나무 한 그루를

내 인생의 중심에 놓으려고

바람을 꼬아 동앗줄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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