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약縮約의 나날 / 나호열
닿기도 전에
손 내밀기도 전에
그가 돌아갔다
밤길 때문은 아니었는데
발자국 소리만 남겨두고
그가 돌아갔다
목소리에도 어둠이 묻어나고
몸을 터는 침엽수의 꿈이
말 한 마디마다 성에로 엉겨붙어
하고픈 말들은 빈칸으로 남겨 두었다
우리는 축약의 괴로움을 이야기했다
부대끼며 살아내야 할 날들에 대하여 이야기했다
언제나 이별의 시간은 예고가 없다
마지막 남은 전화카드의 일 분이
늪 속으로 빠져들어 갔다
안녕, 그 말이 허공을 날아가다
목이 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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