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그리움의저수지엔물길이 없디2001

축약縮約의 나날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2. 10. 19. 20:25

축약縮約의 나날 / 나호열

 

 

 

닿기도 전에

손 내밀기도 전에

그가 돌아갔다

밤길 때문은 아니었는데

발자국 소리만 남겨두고

그가 돌아갔다

목소리에도 어둠이 묻어나고

몸을 터는 침엽수의 꿈이

말 한 마디마다 성에로 엉겨붙어

하고픈 말들은 빈칸으로 남겨 두었다

우리는 축약의 괴로움을 이야기했다

부대끼며 살아내야 할 날들에 대하여 이야기했다

언제나 이별의 시간은 예고가 없다

마지막 남은 전화카드의 일 분이

늪 속으로 빠져들어 갔다

안녕, 그 말이 허공을 날아가다

목이 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