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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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슬픔 2008

백발의 꿈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2. 7. 7. 16:34

백발의 꿈  / 나호열

 

 

갑자기 머리가 하얗게 세어버리는 꿈을 꾼

그 젊은 날은 얼마나 서러웠는지

지금은 어느새 백발이 되어가는 내가

서러웠던 그 젊은 날을 꿈꾸고 있는 중

 

얼마나 하늘에 가까이 닿아야

만년설을 머리에 인 설산이 될 수 있을까

불화살 같은 햇빛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아무런 말씀도 쓰여지지 않은 백지의 책갈피를

차곡차곡 쌓아올릴 수 있을까

 

덧없는 꿈이지만

백발의 꿈이 차갑게 서러운 것이지만

멀리서 바라보는 누군가의 설산이 되는 꿈을

잊어버리고 싶지 않다

눈발 더욱 거세지는 내 삶의 산정에

깃발 대신 씨앗과도 같은

사랑의 발자국을 깊게 심어주는

그 사람이 오기 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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