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을 엮으며
절망을 통과하지 않은 희망이 지리멸렬하다는 것을 안다. 인
간에 대한 신뢰를 갖는 것에 실패했다는 것이 나의 절망이고
그 절망 끝에서 시가 탄생한다는 사실을 믿는데서 희망이 샘솟
는다. 너무나 사소하여 부끄러울지라도 조각난 시들을 세상에
내놓는 것은 서툴기 이를 때 없을지라도 부정의 미학을 함께
나눠 보고 싶기 때문이다. 시를 통해서 詩心을 얻고 싶기 때문
이다. 나에게 시심이란 이른바 三毒을 버린 상태이다. 평정을
얻어 시를 쓰는 것이 아니라 평정을 얻기 위해서 시를 쓴다. 그
런데 나는 또 묻는다. 시란 무엇일까?
2008년 가을
옛뫼에서 나호열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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