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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옆 집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08. 12. 22. 00:58

 

 

 

옆 집


벽에 가로 막히고 기둥으로 숨겨진

숫자로만 문을 여는

아득하게 은하계 저 건너편 먼 옆집도 있고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주인 몰래 들어가

낮잠도 자고 음악도 들을 수 있는

은은하게 가슴을 맞댈 수 있는 그런

먼 옆집도 있다


멀기는 마찬가지이지만

등을 맞대지 않고

숨소리가 들리지 않는

옆집과 옆집 사이에는 그리움이 흐르지 않아


감나무, 글꽃, 다향, 올리비아, 프라하... 그 수많은 옆집은

멀기만 한 내 가슴 속에 있다


바다가 되고

수심 모를 깊은 하늘이 되고

손 뻗쳐도 아쉽게 닿지 않는 별이 되기에


심장은 지금도

발자국 소리를 내며

그들에게 달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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