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돋이
다시는 아침에 눈 뜨고 싶지 않다는 사람이
간절하게 아침이 오지 않기를 기도 하는 사람이
어딘가에 살고 있어도
예쁜 악마같이 해는 솟아오른다
눈을 가린다고 햇빛을 막을 수 없고
저녁과 새벽 다음에는 어김없이 아침이 온다
어느 사람은 바다에서
어느 사람은 높은 산정에서
불끈 솟구치는 불송아리를 보았으리라
그러나 저 어둠을 밀쳐내는 힘은
죽기보다 살기가 더 힘들다는 정답을
죽기보다 살기가 쉽다는 오답으로 당당한
무던한 사람들의 가슴에서 태어나는 것임을
나는 오늘 아침
국기 게양대의 깃발로 펄럭이면서
바림이 거셀수록 더 힘차게 쿨럭이면서
불장난을 하고 있었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