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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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외설의 법칙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08. 12. 15. 01:35

외설의 법칙



세월을 기다리며 사는 사람 있을까

안개 가득한 목욕탕에서

문득 다가서는 벽과 같은 등들


어린 아들에게 등을 내밀며

부끄러운 때를 벗겨내는 사내를 보며

바로 저것이

얼굴도 아니고

가슴이 아니고

저 밋밋하기 이를 데 없이

제 손이 닿을 수 없는 등짝이

수줍은 아름다움이라고


그리하여 나는 세월을 기다리고 기다려서

햇볕 좋은 날

복사꽃 피는 어느 봄날

느닷없이 늙은 아내에게 등을 긁어 달라고

등의 때를 밀어달라고

푸른 하늘 아래 거침없이

네 발로 덮칠 수 있기를

불끈 용을 쓰며 땀을 빼고 있지 않은가

 

<<스토리 문학>> 2011년 봄호 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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