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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중얼거리다

존경하는 아버지께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07. 5. 8. 22:52

존경하는 아버지께

 

아버지 잘 지내고 계세요?

아버지께 편지 쓰려니 쑥스럽네요

아버지 편지는 감사히 잘 받았습니다

편지 안 보내주실 줄 알았는데

아버지께서 보내주신 편지받고 감동했습니다.

아버지께 처음 받는 편지라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아버지께서 군 제대하신 지 30여 년 이란 시간이 지났네요

지금 제가 하고 있는 군 생활은

아버지가 하셨을 때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겠죠

그것조차 힘들어 하는 제 자신을 보며 한심하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버지께서 항상 말씀하셨듯이

최고가 되기 보다는 최선을 다하고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인내심을 배우고 있습니다.

군대라는 이곳에 와서 최선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해본 것 같습니다

 

아버지......

항상 아버지께 대들고 철없이 행동했던 저를 용서하세요

어렸을 땐 아버지가 항상 저를 미워하고,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어떤 날에는 잘했다고 칭찬 받고 싶던 날이 있었는데

칭찬을 안해 주셔서 섭섭했던 날도 있었고

아버지 한테 이쁨 받고 싶어서 투정부렸던 때도 있었던 것 같아요

아버지랑 농담도 하고 웃고 떠들 때가 얼마나 좋았는 지 모르겠어요

 

항상 기회를 주시고 잘못한 것을 용서해주셨던 어미니 아버지!

더 이상 실망하시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할께요

아버지 저 많이 이뻐해 주세요

돈 많이 벌어서 효도관광 보내 드릴께요!

 

아버지 담배 조금만 줄이시고 항상 건강히 계시구요

보고 싶습니다

어버이 날에 카네이션 달아 드리지 못하여 죄송합니다

2 년 뒤에는 3개 달아 드릴께요!!

저는 건강히 있으니 걱정 마시고 선희, 유빈이 잘 부탁드려요

자대 배치 받고 전화 드리겠습니다.

 

사랑하는 아버지

여태껏 사랑한다고 한 번도 해 본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이제 항상 효도하는 둘 째 아들이 될께요

 

아버지 좋은 하루 보내시고. 안녕히 주무세요

 

                                          둘 째 아들 안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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