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간 아들이 아프다고 한다.
토요일 저녁에 그 소식을 듣고 마음이 편치 않았다.
가까운 지인에게 부탁을 하여 며칠 분의 약을 꾸려
아들이 있는 강원도 간성으로 갔다.
일요일 아침 10시 30분에 출발하여 1시 30분 경에 진부령 턱 밑에서
막 국수 한 그릇으로 아침 겸 점심을 대신하고
막내가 근무하는 부대로 갔다.
면회 신청하고 20분,, 막내 아들이 나타났다.
허름하기 짝이 없는 (30년 전 복무하던 부대의 면회실도 이렇지는 않았다)면회실에서
아들에게 약을 건넸다.
아들의 건강이 염려가 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같이 근무하는 동료들에게 불편함을 줘서는 안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아프지 말아라! (어디 그것이 뜻대로 되는 일인가!)
서둘러 떠나는 나를 아들은 오랫동안 바라보고 있었다.
일요일 저녁무렵 양평부터 차가 밀리기 시작했다
한 걸음 ,한 걸음 .. 앞서거니 뒤서거니 차들이 움직일 때
차 안의 풍경이 고스란히 망막에 꽂혀왔다.
혼자 있는 나...?
3시간이 넘게 걸린 끝에 집으로 돌아왔다.
10분을 만나기 위해 무려 8시간을 달렸던 것... 만 원 어치도 안되는 약을 전해주기 위해
비싼 기름값 을 소비했던 것...
정말 나는 바보인가?
나는 이제 안다. 마음이 움직일 때 최선을 다하는 것..
떠난 다음에 후회는 소용이 없다
할 수 있을 때, 줄 수 있을 때 마음을 다하는 것
지겹고 괴로운 봄을 지나면서 배운 단 한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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