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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뭇별이 들려주는 이야기(마음글)

'그대 늙었을 때'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07. 1. 21. 02:34

그대 늙어 머리 희고 잠이 많을 때

난로가에 앉아 졸게 되거든 이 책을 꺼내 보세요.

그리고 천천히 읽으며, 한때 그대 눈이 지녔던

그 부드러운 눈길이며 깊은 그늘을 생각해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대의 다정하고 우아했던 시절을 사랑했고

그대의 아름다움을 거짓 혹은 진실함으로 사랑하였던가를

다만 한 남자가 그대 순례자의 영혼을 사랑하였고

그대 변하는 슬픈 얼굴을 사랑하였던 것을.

 

그리고 빛나는 창살가에 고개 수그려

조금은 슬프게 중얼거려요.

어떻게 사랑이 달아났고 높은 산을 거닐며

별들의 무리 속에 그의 얼굴을 감추었는가를.

 

'그대 늙었을 때' - 예이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