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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봇물 터진 지역축제, 무엇이 문제인가?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07. 1. 21. 18:37

수원 화성문화제 중애서 시가행진 모습

 

2007년 1월이 되니 여기저기서 축제를 한다고 난리다. 구경꾼들도 몰려다니고 축제로 인해 볼거리가 많이 생긴다. 지방의 축제는 그 지역과 관련이 있는 역사나, 인물, 전설, 특산품 등 시절에 맞는 내용을 들고 많은 사람들에게 홍보를 하고 지역에 경제에 도움도 주고자 관에서 주도를 하거나 지역주민들이 자치적으로 열기도 한다. 지역주민들이 열 경우 대개는 공동의 이익을 창출해 내기 위한 방법으로 열기 때문에(물론 관에서 일부 지원을 하는 것이 통상적이긴 하지만) 무엇인가 색다른 기대를 하기도 한다.


이제 1월부터 눈축제, 얼음축제 등 비숫한 명칭과 내용을 가진 겨울 축제를 시작으로 달마다, 절기마다 축제라는 이름으로 전국적으로 수 많은 축제가 행해진다. 행사를 할 경우 짧게는 이틀이나 3일이지만 길게는 일주일이나 한 달씩 하기도 한다. 그 동안 축제로 인해 길도 막히고 소음 등 만만치 않은 불편도 있지만, 내 고장을 찾아오는 외지인들이나 외국인들을 생각하며, 지역 경제에 활성화를 위해서 동참을 해야 한다는 것이 축제를 여는 지역민들의 한결같은 마음이란 생각한다.


원주 한지문화제에서는 한지를 갖고 직접 체험을 할 수 있는 한지접기, 한지붙이기, 한지말리기 등 한지를 이용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지역축제. 참 말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일이다. 그러나 수억에서 수십억을 사용한다는 지역축제가 과연 지역 경제에 사용한 만큼 도움이 되는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하겠지만, 그보다는 지역의 축제 거개가 어디를 가나 ‘거기서 거기’혹은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틀에 박힌 듯한 모습들을 하고 있어서 조금은 짜증스러울 때도 있다.


그러나 지역에 따라 특징이 있는 곳도 많다. 역사를 조명한다거나 인물을 추모한다거나, 지역의 특산물을 널리 홍보한다거나 하는 뜻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내용은 지역의 특성이라고 보아도, 그 이후에 일어나는 일들은 전국을 통해서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 물론 많은 사람들을 모아들이기 위해 하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 많은 사람들이 외지인들이 아닌 고장의 사람들인 경우도 허다하기에 홍보도 지방경제에 도움도 별로 안 될 것 같아서 하는 이야기다.

 

우선 특징적인 내용을 제외하고 공통적인 것들이 있다. 가수 몇 명 불러다 놓으면 우선 사람들이 많이 모여든다. 그렇기 때문에 꼭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단골 메뉴다. 그러나 공연장에 가보면 아이들뿐인 경우가 상당하다. 물론 어른들도 있지만 축제에 동참하러 오는 사람들은 거의 없는 경우도 있단다. 그저 우리끼리 즐기자는 것인지, 아니면 어차피 받은 예산으로 하는데 이 참에 가수 한번 불러다가 생색을 내자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다음으로 노래자랑이다. 어디를 가도 어느 한 구석에 꼭 끼어있다. 참으로 노래 좋아하는 민족이기는 하지만,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축제를 꼼꼼히 따지다가 보면 어째 득(得)보다는 실(失)이 더 많을 것 같다.

 

모악산 진달래화전축제는 전국에서 가장 돋보이는 청소년 축제로 자리를 잡았다.

 

그래도 해야만 하는 축제라면 생각을 해보자. 우선 지역마다 몇 개씩의 축제를 하나로 묶어 성대하게 잔치판을 벌이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지역에 현안을 한꺼번에 볼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 방법이 있다. 예산을 낭비해가면서 이름만 다를 뿐 다를 것이 하나도 없는 축제를 여기저기 벌여놓는다면 그야말로 전시 행정적인 발상이라는 평밖에 들을 것이 없다.

 

다음으로는 지역 축제에 너무 외지의 문화가 많다는 점이다. 지역축제는 그야말로 내 지역의 특징적인 것들을 외지인에게 소개하는 자리다. 하기에 우리 고장의 특징이 있는 전통문화나 우리 고장의 것을 더 많이 알려 지역의 특색이 있음을 소개해야 한다. 그래야 그 특징이 있는 그 곳이 아니면 볼 수 없는 것을 보려고 모여드는 것이다.

 

여주도자비엔날레에 모인 사람들이 도자기를 직접 만들어 보고 있다.

 

어느 축제에 함께 동행을 한 외국인이 한 말이 얼굴을 붉히게 한다. “어디를 가나 다 볼 수 있는 판에 박은 것들을 갖고  지역축제라고 한다면 한국에는 문화다운 문화가 없기 때문인가?”라는 질문이다. 다양한 문화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어디를 가나 똑 같은 형태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 그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계절에 관계가 없이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지역에서 비슷한 축제가 난무를 하고 있다. 하기에 어느 곳을 가야할지 몰라라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전국적으로 이루어지는 많은 축제가 갈 곳을 몰라 당황하는 그런 축제가 아닌, 차별화된, 그리고 지역의 문화가 녹아있는 그런 축제를 만드는 일이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가보고 싶은 축제라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주)위 사진은 기사의 특정적인 내용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출처 : 문화예술
글쓴이 : 인터넷 문화신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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